[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축제가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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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축제가 부활했다
  • 매일일보
  • 승인 2022.06.2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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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박소정 대표
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박소정 대표

[매일일보 매일일보] 한쪽 어깨에는 진주남강유등축제에서 볼 수 있는 유등이 차곡차곡 올려져있고, 다른 쪽 팔은 김제지평선축제를 상징하는 황금빛 벼 포기를 한가득 안고 있다. 보령머드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연출한 듯 바지를 걷어붙인 발도 보인다. 한쪽에는 화천산천어축제의 산천어가, 안동국제탈춤축제의 오브제인 탈을 쓴 작은 사람 등이 자리해 있다.

진주남강유등축제, 김제지평선축제, 보령머드축제, 화천산천어축제, 안동국제탈춤축제 등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한국의 5대 명예대표축제다. 2차원의 사진을 3차원의 조각으로 구현한 데오도란트 연작으로 ‘사진 조각’이라는 새로운 예술 장르를 개척하여 국내외 미술시장의 큰 주목을 받아온 권오상 작가는 작품 ‘축제’에 국내 5대 명예대표축제의 요소요소들을 모두 담아냈다.

각 축제의 아이덴티티와 개성을 조화하여 하나의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낸 이 작품은 한국관광공사에서 개관을 준비 중인 하이커 아트 뮤지엄의 첫 번째 전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3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올스톱 당한 지역축제와 한국 관광이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전시다.

다행히 엔데믹을 맞이해 5대 명예대표축제는 물론이고 그동안 멈춰 섰던 지역축제들이 본격적으로 전국 각지에서 재개되고 있다. 부산의 다대포, 해운대, 광안리 해변에서는 2년 만에 돌아온 부산바다축제가 7월말 시작된다. 동해안의 망상해변에서는 3년 만에 비치발리볼 대회가 열린다. 내륙에서는 3년 만에 횡성더덕축제, 천년나주목읍성문화축제, 청양고추구기자축제 등이 줄줄이 열리고 있다.

이렇게 부활한 지역축제들은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KB국민카드가 지역축제 지역의 가맹점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일부 지역 매출액이 약 100% 증가하는 등 매출액이 크게 늘어났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제야말로 지난 2년여 동안의 고통과 작별하는 느낌이다.

지역축제만이 아니고 공연과 전시 등 문화행사들도 엔데믹을 맞이해 곳곳에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문화행사는 코로나19 기간 가장 큰 고통을 받은 분야 중 하나다. 그런 고통을 보상받으려는 듯 해방의 기쁨을 만끽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에 덩달아 흥이 난다. 이번 여름은 코로나19로 인해 쌓여왔던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리는 시간이 될 듯하다.

이런 분위기는 한국만이 아닌 모양이다. 현지시간 22일 영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이 3년 만에 재개됐는데 축제가 열리는 영국 남서부 서머싯 지역은 관람객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한다. 1970년 시작된 글래스턴베리는 매년 20만 명이 넘는 음악팬들이 몰려드는 세계 최고 음악축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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