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역사’ 밴사 간편결제發 생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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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역사’ 밴사 간편결제發 생사기로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2.06.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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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社 중계수수료 수익 9776억원…5년 연속 ‘내리막길’
결제시장 변화와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해 영업환경이 악화하면서 VAN 사업자의 수익이 급감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결제시장 변화와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해 영업환경이 악화하면서 VAN 사업자의 수익이 급감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부가가치통신(VAN)업자들이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주요 수익원인 ‘카드 매출전표 수집 매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제시장이 오프라인 신용카드가 아닌 네이버·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중심으로 재편한 영향이다. VAN사는 지난 1980년대 첫 등장 이후 결제시장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지만, 디지털 전환에 따른 모바일결제 확산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을 걷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VAN사 13개사의 중계수수료 수익은 9776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계수수료 매출은 지난 2016년 1조1662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7년 1조1520억원, 2018년 1조1397억원, 2019년 1조689억원 순으로 매년 감소세다.

VAN사들은 중계수수료 감소분을 만회하기 위해 온라인결제대행(PG)업을 겸업하고 있다. PG사업 등 기타 매출은 지난 2016년 5963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2019년엔 1조1411억원으로 1조원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 정도로 실적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13개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554억원에 그쳤다.

VAN사는 신용카드사업체의 승인 중계와 전표 매입업무를 대행하고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게 주사업이다. 그러나 카드사가 전표 매입을 직매입(EDC) 형태로 전환하고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업체들의 ‘○○페이’ 등 간편결제 방식이 확산하면서 입지가 줄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결제액 기준 국내 간편결제시장 규모는 2016년 11조7810억원에서 2020년 120조원을 돌파했다. 일 평균 결제금액만 6065억원에 달한다. 카드사들이 직매입 비중을 높이면서 중계사업의 위기는 더 커졌다. 신한·삼성·하나카드도 이미 매입 업무의 일부를 EDC 방식으로 전환했고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도 케이아시스와 EDC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한때 VAN시장에 뛰어들었던 카드사들도 손을 떼고 있다. 지난해 11월 롯데카드는 자회사 로카모빌리티를 통해 운영해 오던 VAN 사업을 중단했으며 2년 만에 중단했다. 앞서 현대카드 역시 자회사 블루월넛의 VAM 사업을 중단했다. 블루월넛의 VAN 사업은 사업이 시작된 2017년 이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VAN사에 투자한 지분을 잇따라 매각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카드와 국민카드는 VAN사인 한국신용카드결제의 지분을 매각했다. 과거 카드회사 7개가 출자해 만든 VAN사인 한국신용카드결제의 지분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삼성카드와 BC카드 2개에 불과하다.

VAN업계는 현재 절박한 심정이다. 한국신용카드밴협회는 최근 전업 카드사를 비롯 NH농협카드 등에 밴수수료 인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소액결제가 증가하면서 유지보수비용이 크게 늘었고, 물가·인건비도 상승하는 상황으로 수수료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제시장 환경이 카드사의 전표매입방식 변경과 간편결제 확대 등으로 인해 VAN사의 중계업무 기반이 약화하는 상황”이라면서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이유로 밴사에 지급하는 비용을 줄여온 것도 악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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