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개인 공간이지만… 구자철 KPGA 회장의 페이스북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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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개인 공간이지만… 구자철 KPGA 회장의 페이스북 ‘막말’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2.06.12 14: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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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 KPGA 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 구 회장은 이 글을 올리고 3시간 후 글을 수정했다. 사진= 구자철 KPGA 회장 페이스북 캡처
구자철 KPGA 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 구 회장은 이 글을 올리고 3시간 후 글을 수정했다. 사진= 구자철 KPGA 회장 페이스북 캡처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지난 11일 경남 양산 에이원CC에서는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대회 3라운드가 열렸다. 올해로 65회를 맞이하는 KPGA 선수권대회는 한국프로골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다.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답게 이날 약 3000여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았다. 갤러리들은 남자 선수들의 호쾌한 플레이를 관전하면서 대회장 내 아름다운 배경 삼아 기념촬영도 하는 등 ‘직관’의 즐거움을 누렸다.

약 15분 간격으로 셔틀버스가 대회장과 갤러리 주차장을 오가며 갤러리들의 이동을 도왔다. 경기 후 대회장에서 갤러리 주차장으로 이동하려고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약 300m에 이를 정도였다.

하지만 갤러리 관전 매너는 여전히 아쉬웠다. 특히 이날 김비오가 16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할 때 갤러리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렸다. 김비오는 “괜찮습니다”라며 “샷을 할 때만 좀 조심해주면 됩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오히려 갤러리에게 “죄송합니다”라고까지 했다. 카메라 셔터 소리는 가장 없어져야 할 갤러리 문화다.

김비오는 지난 2019년 코리안투어 대구경북오픈에서 갤러리의 카메라 셔터 소리에 흥분한 적이 있었다. 당시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 욕설을 했고, 자격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이후 김비오는 참회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올해 2승을 올리며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김비오는 이날 갤러리를 향한 성숙한 대처와 태도를 보여줬다.

그러나 구자철 KPGA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막말’을 했다. 구 회장은 페이스북에 “근데 왜 김비오 샷 할 때마다 이 지X이냐??, 비오야, X큐 한번 더해. 내가 막아줄게”라고 글을 남겼다. 구 회장은 이날 중계 또는 보고 등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선수의 성숙한 대처와 달리 구 회장은 오히려 도발적인 막말로 불을 지핀 셈이다. 아울러, 선수의 아픈 과거까지 떠올리게 했다. 구 회장은 약 3시간 후 이 글을 수정했다. 하지만 이미 구 회장이 올린 글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구 회장의 페이스북 친구는 약 5000여명에 달한다. 막말 파문을 주워 담기에는 이미 늦었다. 문제는 구 회장의 페이스북 막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도 구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KLPGA 투어 대회를 스폰하는 기업을 나열하며 저격하는 글을 올리며 빈축을 샀다.

페이스북은 개인의 공간이지만 협회의 수장으로서 정제되지 않은 표현은 아쉽기만 하다. KPGA 수장의 이러한 제 살 깎아 먹는 막말은 남자골프 흥행 부활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해가 될까봐 걱정된다.

한편, PGA 투어 한국군단 ‘맏형’ 최경주는 이번 대회에서 컷 탈락했다. 하지만 이날도 대회장에 나타났고, 한 손에는 페인트가 들려있었다. 에이원CC는 KPGA 선수권대회를 위해 2027년까지 코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최경주는 에이원CC 관계자와 2시간가량 코스를 돌았다. 한국 남자골프 최고 권위 대회에 맞는 코스 세팅을 위해 아낌없는 조언을 했다. 최경주의 남자골프 발전을 위한 진심이 느껴졌다.

양산(경남)= 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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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 2022-06-12 21:32:57
맞는말 했구만 갤러리 매너즘 지켜라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