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다”…아파트 대신 빌라 찾는 수요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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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싸다”…아파트 대신 빌라 찾는 수요자들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2.06.1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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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빌라 매매량 17개월 동안 아파트 추월
“높은 아파트 가격과 빌라 재건축 기대감 영향”
사진은 지난달 25일 서울 한 빌라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지난달 25일 서울 한 빌라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최근 서울과 수도권에서 아파트의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빌라(다세대·연립주택)를 찾는 수요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올들어 빌라 거래량은 아파트 거래량을 추월하고 있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5월 다세대·연립 매매 거래량은 1만4078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 건수는 6067건으로, 빌라 거래량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5년 전 상황은 정반대로 아파트 거래량은 빌라의 2배 가까이 됐다. 지난 2017년 1~5월 서울 빌라는 2만2681건, 아파트는 4만2324건 거래됐다. 2019년도 2만1854건, 4만2324건으로 비슷했다. 2020년엔 각각 2만1716건과 2만7856건, 지난해는 2만7359건과 2만1929건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 빌라의 매매량이 아파트를 추월한 현상은 지난해 1월부터 이달까지 17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 아파트 거래는 5570건, 빌라는 5908건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이달에는 992건과 1943건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빌라 대빈 절반으로 감소했다.

빌라는 경매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법원 경매 전문 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빌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7.6%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반면 아파트(105.1%→96.4%), 오피스텔(100.7%→99.0%)는 전달 대비 낙찰가율이 하락했다. 용산구 청파동1가의 빌라의 경우 지난달 경매에서 감정가의 세 배가 넘는 7억5864만여 원에 낙찰됐다.

통상 빌라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환급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주택 수요자들이 대체로 빌라보단 아파트를 선호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화된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 등이 겹치면서 아파트 매매가 부진하면서 영향을 받았다. 시장에선 당분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몇 년간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하반기에 임대차 시장 불안이 예상되면서 내 집 마련 목적으로 빌라를 매입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는데 여기에 올해 두 차례 선거가 끝나면서 재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빌라를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빌라의 경우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매매가 보다 높은 가격으로 전세를 설정하는 깡통전세도 많은 만큼 가격이 적정한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기존에는 오피스텔 쏠림 현상이 있었는데 오피스텔도 가격이 상당부분 오르면서 청약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에 수요가 빌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빌라의 경우 재개발 기대감으로 투자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 프리미엄이 너무 붙으면 가격 조정 시기에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며 “빌라의 경우 정보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동향과 인근 거래 사례를 살펴봐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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