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지급여력(RBC)비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11일 주주총회를 열고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화손보가 증자에 나선 이유는 지난 6월 말 현재 RBC비율이 147.1%로 금감원 권고치(150%)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증자로 한화손보의 RBC비율은 180%대로 지금보다 30%포인트(p)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RBC제도는 보험사가 예상하지 못한 손실을 봤을 때도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을 확보케 하는 제도다. 이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다.
하이카다이렉트(135.6%)도 지난달 21일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하이카다이렉트의 RBC비율은 180~190%로 높아진다.
RBC비율이 전 분기에 비해 급격히 줄어든 메리츠화재(170.4%)는 이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4일 246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RBC비율은 212.75로 42.3%p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사옥까지 매각하는 손보사도 있다.
LIG손보는 서울 강능구 역삼동 선릉역 인근에 있는 사옥을 팔기 위해 매각주관사 선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사옥을 매각하면 약 400억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각 손보사가 RBC비율 관리에 비상이 걸린 까닭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여파로 채권금리가 상승해 보유 채권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보유 채권 가치가 떨어지면 단기적으로는 RBC비율이 하락하게 된다.
손해율 악화 등 경영 환경의 악화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동차보험의 지난 1분기(4~6월) 손해율은 84.4%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p 상승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분야는 17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일반보험 또한 손해율이 61.7%에서 72.7%로 크게 늘어났다. 순이익도 76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96억원 감소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내외부로 악재가 겹치다 보니 중소 보험사의 경우 큰 어려움에 부닥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