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장 잠잔다” 카드사 휴면고객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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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장 잠잔다” 카드사 휴면고객 쟁탈전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2.05.24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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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안하는 ‘휴면카드’ 1분기 말 1037만1000장…직전분기比 약 8%↑
카드 이용하면 최대 20만원 혜택…카드사들 잠자는 ‘고객 깨우기’ 사력
카드를 발급받고도 사용하지 않은 휴면카드가 늘면서 카드사들이 현금 이벤트를 벌이며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카드를 발급받고도 사용하지 않은 휴면카드가 늘면서 카드사들이 현금 이벤트를 벌이며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올해 들어 고객이 1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카드가 1000만장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은 카드를 발급받고도 사용하지 않는 ‘휴면고객’이 고객이 현금 살포와 캐시백 이벤트 등을 확대하며 카드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960만7000장이었던 휴면카드 수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1037만1000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분기 대비 무려 7.95%(76만4000장) 늘어난 규모다.

휴면카드가 증가한 배경은 제도적으로 ‘자동해지 규정’이 폐지된 영향이 크다. 과거에는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으면 자동으로 카드 해지가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5월부터 유효기간 5년 내 카드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면서 휴면카드 증가를 견인했다.

아울러 네이버 등 빅테크 간편결제 사용이 확산한 것도 휴면카드 증가에 영향을 줬다. 코로나 장기화로 온라인 간편결제 사용이 늘었고, 그 여파로 신용카드 사용이 둔화한 것이다. 토스 등 핀테크 플랫폼에서 카드 발급 시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 경쟁이 심화하면서 초기 혜택만 누리고 갈아타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자, 카드사들도 휴면카드를 줄이기 위해 현금을 주거나, 캐시백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카드 이용 늘리기에 비용을 쏟고 있다. 2년 전 10만원을 밑돌던 신규 이용자 이벤트 혜택은 어느덧 20만원 수준으로 훌쩍 높아졌다.

이런 이벤트는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페이코, 페이북, 핀크 같은 간편결제 어플리케이션(앱) 안에 카드 추천 혹은 신용카드 이벤트 같은 카테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앱을 통해 새 카드를 발급 이벤트에 응모하면 현금을 돌려주거나,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쌓아준다. 카드사들은 신용카드 발급 후 16만원부터 많게는 21만원까지 결제액에 대한 캐시백이나 현금성 포인트를 준다.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이런 이벤트를 직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은 신용카드 발급과 관련해 연회비 대비 10%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모집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회비가 15만원인 카드라도 새로 카드를 발급한 이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경품은 연 1만5000원에 그친다. 다만 온라인에서 본인이 직접 카드사 신규 회원으로 가입할 경우 연회비만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의 경우, 카드사들의 마케팅이 과도하다며 우려의 시선도 나타낸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신규 발급’이 아닌 ‘결제 고객’에게 현금이나 경품을 제공하는 것이고, ‘이미 가입한 이용자에게 사용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혜택을 주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밖에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카드 발급이 늘어난 가운데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열풍 등 소비자들의 니즈가 다양해진 것도 한몫했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한 카드 발급도 쉬워지다 보니 좀 쓰다가 필요가 없어지면 안 쓰는 사례도 많아졌다”며 “마케팅 비용이 들긴 하지만, 카드를 안쓰는 고객을 줄이는 게 더 낫다 보니, 현금성 이벤트가 많아지는 추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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