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더 세게 돌아왔다” 올해에도 계속되는 노사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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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더 세게 돌아왔다” 올해에도 계속되는 노사 갈등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2.05.22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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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올해 임단협 스타트…‘강성 노조’ 완성차 업계 파업 가능성 커
“현대차만큼 특별공로금 줘야” 현대제철 노조는 사장실 점거 계속
현대重 노조 14일간 파업 후 2차 잠정합의했지만 2개사 부결로 대기
사장실을 점거하고 공장 신설에 발목을 잡는 등 산업계 전반에 노조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4월 27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임금협상 난항으로 울산 본사에서 파업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사장실을 점거하고 공장 신설에 발목을 잡는 등 산업계 전반에 노조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4월 27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임금협상 난항으로 울산 본사에서 파업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올해 노사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매년 노사 갈등을 빚지만 특히 올해는 강성 집행부가 대거 들어서면서 사장실을 불법 점거하는 등 산업계 전반에 노조 리스크가 더욱 클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계 노조들은 잇따라 올해 임금협상을 시작하거나, 시작할 것을 예고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 성과급 전년도 순이익의 30% 분배, 호봉제도 개선 및 이중임금제 폐지, 신규인원 충원 및 정년연장, 고용안정, 해고자 원직 복직 및 손배 가압류 철회 등 5대 핵심 요구안을 정했다. 기아 노조도 조만간 비슷한 수준의 요구안을 확정해 사측과 단체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지난 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현재 임금교섭을 진행 중이다. 르노코리아 노조는 기본급 9만7472원 인상, 계약직 전원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도 다음 달 후임 사장이 결정된 후 곧바로 임단협에 돌입할 예정이다.

완성차업계는 올해 임단협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근로자들도 투쟁을 줄이고 사측 제안을 받아들이는 눈치였지만, 전기차 전환 시대에 도태될 것이란 위기감 등이 겹치면서 올해는 양상이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완성차업계의 노조 집행부가 모두 강성 성향을 띄어 파업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업계는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완성차 업계 노동조합에는 강성 집행부가 들어섰다. 현대차의 안현호 노조위원장은 2007년 현대차 성과급 관련 시무식 난동 사건으로 구속됐던 인물이다. 기아도 강성으로 분류되는 홍진성 위원장이 노조를 이끌고 있다. 두 노조는 올해를 공동 투쟁 원년의 해로 삼고, 지난해와 다르게 ‘굵고 길게 교섭하겠다’며 선전포고하기도 했다. 박종규 르노코리아 노조 위원장과 김준호 한국지엠 노조 위원장 역시 강성 성향을 띈다.

현대자동차만큼 특별공로금(격려금)을 줘야한다고 요구 중인 현대제철 노조도 사측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사측에 특별격려금 지급을 주장했지만, 협상이 결렬되자 곧바로 지난 2일부터 충남 당진제철소 사장실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3일부터는 5개 공장의 공장장실과 주요 임원실 등을 불법 점거해 회사의 업무를 방해 중이다.

그럼에도 사측에서 대응이 없자 지난 13일에는 한지청 포항 지회장 등이 삭발식을 진행했다. 노조는 특별공로금 지급이 성사되지 않으면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퇴진 운동도 실시할 거라고 예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총파업 사태는 막았지만 임단협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경우 3개사(현대중공업·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에 1개 노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2개사와는 교섭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앞서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는 2주간 파업을 단행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단체교섭을 7개월여 만인 올해 3월 15일 △기본급 7만3000원 인상 △성과금 148% △격려금 250만원 △해고자 복직 등 현안 해결 등에 잠정 합의했지만, 이 안이 3월 22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면서 노조 파업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 10일 노사 교섭을 재개해 기본급 정기인상 7만3000원이 포함된 잠정합의안이 나왔고, 12일 조합원 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6693명 중 6146명(91.83%)이 참여해 62.48%(3840명) 찬성으로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서 파업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잠정합의안의 효력이 즉시 발효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이날 투표한 현대건설기계가 반대 53.08%, 현대일렉트릭이 반대 54.44%로 2차 잠정합의안이 각각 부결됐기 때문이다.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의 협상이 늦어지게 되면 재파업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밖에도 산업계 전반으로 노사 갈등의 강도가 커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악재를 겪고 있는 기업들은 노조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경영에 어려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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