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플레이션', 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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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카플레이션', 끝은 있다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2.05.0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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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현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차량 출고난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요 강세에다 중국 코로나19 재확산,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부품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는 출고 대기 기간이 더욱 길어지는 양상이다. 국내 주요 인기 차종의 경우 12개월의 대기는 '기본'이다. 급기야 18개월까지 늘어나는 차종이 발생하며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다.

무엇보다 자동차 판매가는 부담스럽게 치솟고 있다. 현재 공급자가 '갑'인 상황에서 원자잿값 상승분은 좀 더 수월하게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연식변경 모델도 수백만원씩 가격을 올리는 식이다. 특히 테슬라의 경우 지난 3월에만 모델3 롱레인지와 모델Y 퍼포먼스·롱레인지 국내 가격을 최대 440만원 인상했다.

신차 평균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의 신차 평균 가격은 지난해 9월 4만5000달러로 전년 대비 12%가량 상승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자동차 평균 가격이 약 4416만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4000만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선 신차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자동차 가격을 한 번 올리면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다만 공급자 우위에 따른 자동차 가격 상승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동차의 수요 위축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공공재가 아닌 차 시장은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의 논리로 움직인다. 가격이 너무 오르면 차를 사려던 소비자들도 구매 의사를 철회하게 마련이다.

중장기 계획에 맞춰 한발 앞서 대응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가 상승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이유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차량 가격이 무한정 올라갈 순 없다.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면 전체 자동차 수요를 끌어올리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하방 경직성이 심한 업종 특성에 따라, 향후 판매가 인하보다는 할인판매 비중을 상향하는 방향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자동차 시장이 2018년부터 3년간 침체기를 겪은 후 지난해 소폭 성장을 이뤘지만, 올해 또다시 침체기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자잿값이 요동치고 부품 수급에 애로가 생기는 현 상황이 빠르게 진정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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