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기의 K-반도체… ‘이재용 사면’ 이제는 행동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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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기의 K-반도체… ‘이재용 사면’ 이제는 행동할 때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2.05.0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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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이상래 기자.
산업부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 부재는 기업의 중장기 계획수립, 투자 판단 등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결국 경쟁력 저하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협력회사 협의회(협성회)가 청와대와 법무부에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복권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하면서 호소했다. 협성회는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1차 협력회사 207개 업체가 소속돼 있는 자체 협의기구다.

이 부회장 리더십 부재로 인한 위기감은 협력사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할 정도다. 협성회는 “(이 부회장 부재로 인한) 경영 공백에 따라 수많은 1차, 2차, 3차 협력사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조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선처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재계도 ‘이재용 사면’이 절실하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 또한 사면대상자에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한 특별사면복권 청원서’를 지난달 25일 청와대와 법무부에 제출했다.

‘이재용 사면’은 삼성전자 반도체 위기론과 직결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에 대해 TSMC가 전년 대비 3%포인트 늘어난 56%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2%포인트 감소한 1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반도체 미래인 파운드리가 힘을 못 쓰고 있는 것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리더십 부재’가 여지없이 드러난다. 파운드리 최강자 TSMC는 지난해부터 신규공장을 6개나 짓고 있다. 최근엔 1조엔(약 9조6천억원)을 투자해 일본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추가했다.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오하이오주에 각각 200억달러(24조6900억원), 유럽에 10년 동안 800억유로(106조58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 2월엔 이스라엘의 파운드리 기업 타워세미컨덕터를 54억달러(6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리더십 부재’로 조용한 삼성전자와는 사뭇 다른 행보다.

문제는 이러한 위기가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M&A를 고려할 때 상위 10개 반도체 순위는 향후 몇 년간 상당한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반도체 제조 분야에 초점을 두고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메모리반도체 제조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용 사면은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임기말 특별사면에 대한 찬성 반대 여론을 조사한 결과 이 부회장 사면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68.8%에 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별사면에 대해 “국민들의 지지 또는 공감대 여부가 여전히 우리가 따라야 할 판단 기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제는 국익을 위해 결단하고 행동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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