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상 첫 5년만 정권교체가 남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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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상 첫 5년만 정권교체가 남일인가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2.04.27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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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인터뷰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5일 밤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 '현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냈던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당선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어쨌든 결과적으로 다른 당 후보가 돼서 대통령에 당선된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라며 "그분을 발탁한 게 문제였나, 우리 편으로 잘했어야 했었나,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의 가장 큰 당선 요인으로 '정권 심판'이 꼽히는 가운데 민심을 납득하지 못하는 발언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는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또 "검찰총장으로서 임기를 지키는 것도 중요했는데 중도에 그만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검찰의 정치화가 일단 문제"라고 했다. 윤 당선인의 검찰총장 중도 사퇴를 두고 '검찰의 정치화'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조국 전 장관 일가를 향한 검찰 수사를 문제 삼았다. 그는 "수사의 시점이나 방식을 보면 공교로운 부분이 많다. 어떤 목적이나 의도가 포함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해당 발언은 이른바 '조국 사태'로 국민의 공분을 산 '공정' 논란이 일었음에도 윤 당선인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조 전 장관을 수사한 것 아니냐는 발언으로 비춰지면서 더욱 논란을 샀다.

문 대통령은 26일 이어진 대담에서는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집무실을 옮기는 것이 국가의 백년대계인데 어디가 적지인지 여론 수렴도 해보지 않고, 게다가 안보 위기가 가장 고조되는 정권 교체기에 3월 말까지 나가라, 방 빼라, 우리는 거기서부터 업무 시작하겠다, 이런 식의 일 추진이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지금 새 정부 집무실 이전 계획이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고 했다.

임기가 채 2주도 남지 않은 대통령이 마치 새 정부에 '악담'을 쏟아내는 모양새로 비칠 수도 있는 발언들이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로 5년만에 정권을 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에도 사실상 '정권교체' 구호 하나로 윤석열 정부가 탄생한 것 아닌가. 문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마치 남일 대하는 듯해서 당혹스럽다. 지금 시점에선 새로 들어설 정부에 대한 견제보다 포용과 협력의 자세로 유종의 미를 거둘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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