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금리인상發 보험료 인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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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금리인상發 보험료 인하 압박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2.04.2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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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까지 저금리 이유로 10~20% 올려…금리 인상기엔 ‘침묵’
인하 여력 있지만, NH농협·흥국생명 빼곤 사실상 보험료 ‘동결’
금감원, “1년6개월간 시장금리 상승 지속…보험료 내릴 때 됐다”
생명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생명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그간 저금리 시장에서 예정이율 인하를 통해 보험료를 적극적으로 올려온 보험사들이 금리 인상기를 맞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지난 2019년부터 작년 초까지 저금리를 이유로 보험료를 10~20% 가량 인상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주요 보험사의 예정이율(종신보험 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연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 하면서 운용 수익률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보험료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26일 보험업계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예정이율을 올린 생명보험사는 NH농협생명과 흥국생명 등 2개사에 그친다. NH농협생명은 연초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연초 2.0%에서 2.25%로 올렸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는 종신보험 등 보장성 상품의 예정이율을 당분간 동결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예정이율은 장기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적용하는 이자율(할인율)다. 예정이율을 올리면 보험료가 낮아지고, 낮추면 보험료가 올라가는 효과가 난다. 보통 예정이율이 연 0.25%포인트(p) 낮아지면 보험료는 7∼13% 인상된다.

과거 기준금리가 1.5%이고 채권(국고채 10년물) 금리가 2% 중·후반대일 때 보험업계는 2% 후반대 예정이율을 적용했고, 기준금리가 0.5%, 채권금리가 1% 중·후반대로 떨어졌을 때는 예정이율을 2% 초·중반대로 운영했다.

시장금리는 2020년 9월 상승세로 반전했고 기준금리는 작년 8월 이후 네 차례 인상돼 현재 1.5%로 재상승했다. 특히 채권금리는 3%를 돌파한 데 이어 연중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생명보험사의 예정이율은 2% 초·중반대, 낮은 곳은 1% 후반대에 머물러 있다. 2021년 이후 생명보험 가입자들은 같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 과거 비슷한 금리 수준일 때보다 보험료를 10~20% 더 내고 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사들의 경우 이달 예정이율을 0.25%p 올리면서 자동차보험과 어린이보험, 암보험 등의 보험료를 10% 안팎으로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생명보험사는 보장 기간이 길어 금리 인상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손해보험사가 취급하는 자동차보험의 만기는 1년이다. 장기 보험도 생명보험사 종신보험보다 만기가 짧을뿐더러 손해보험사와의 종신보험처럼 주력 상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생명보험사도 단기 금리의 변동성은 이미 공시이율에 반영해 변동금리 보험 상품을 택한 소비자 보험금에 적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료 인하 방침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주 생명보험업계에 각 회사가 보험료 산정체계를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생명보험사들이 2019년부터 작년 초까지 저금리를 이유로 보험료를 여러 차례 인상한 후 금리상승이 상당 기간 지속됨에 따라 이제는 소비자 관점에서 보험료 하향 조정 요인이 생겼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1년 6개월가량 시장금리가 계속 상승했고, 최근에는 더욱 빠르게 오르고 있으나 보험료를 좌우하는 예정이율은 변동이 없어 보험 소비자의 불만이 커졌다”며 “생명보험사들에 보험료 산출체계의 합리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지난주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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