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게 윤석열식 공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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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게 윤석열식 공정인가?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2.04.1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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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공정과 상식'이 새겨진 깃발을 휘날리며 대양을 건너야 할 윤석열 호(號)가 항구를 채 벗어나기도 전에 암초를 만났다.

윤석열 당선인의 40년 지기라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를 둘러싼 논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빠 찬스'와 오버랩된다. 그래선지 많은 국민들이 '윤석열표 공정과 상식은 이런 것이냐'고 묻는다. 하지만 윤 당선인 측은 조국과 정호영은 다르다고 한다. 불법을 저지른 팩트가 드러난 게 없으니 조국 때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정 후보자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여러 의혹이 분명한 사실에 기인하지 않고 있다"며 "자녀 의대 편입이나 아들의 병역 판정에 있어서 본인의 지위를 이용한 어떠한 부당한 행위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편입 의혹에 대한 교육부 조사와 병역 재진단을 자청했다. 

다음날 윤 당선인 측은 청문회를 통한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앞에 모든 것을 열고 확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국회 청문회 자리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적임자인지 판단해주면 좋을 거 같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청문회에서도 '부정의 팩트'가 드러나지 않을 경우, 윤 당선인은 정 후보자 임명을 관철할 듯하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청문회까지 일정은 촉박한데 검증돼야 할 문제는 많기 때문에 의혹 규명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19년 9월 조국 전 장관 임명 때 문재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까지 마친,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 측은 조국 때와는 다르다고 하는데 국민들의 눈에도 과연 조국 때와 다르게 비칠까 싶다. 국민들은 '법적 관점'이 아닌 '도적적 관점'에서 공정과 상식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교육과 병역 문제는 특히 더 그렇다. 

대선 당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관계자)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갈등이 절정을 이룰 때 윤 당선인은 청년 보좌역들과 만난 뒤 전격적으로 화해의 손을 내민 바 있다. 93년생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사태를 잊어선 안 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는 달라야 한다"고 했다. 다시 한 번 청년의 판단을 믿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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