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면등교 90%인데… "중간고사 못칠까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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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면등교 90%인데… "중간고사 못칠까 전전긍긍"
  • 최재원 기자
  • 승인 2022.04.1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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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건설사회부 기자
최재원 건설사회부 기자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최근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비상 점검 지원단 회의를 통해 코로나19 확진 중·고교 학생들의 내신 시험 응시를 제한하는 방침을 결정했다. 확진 학생들에게는 시험 응시 대신 ‘인정점’을 부여해 중간고사를 대체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같은 학기 내 다른 지필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인정점을 위한 기준점수를 산출하고, 지필평가 성적이 없으면 같은 학기 내 수행평가 성적을 활용한다. 기준점수 산출은 결시한 평가와 응시한 평가 간 유형·난이도·성적분포의 차이를 고려한다.

이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중간고사를 결시하게 되면서 대입 수시 전형에 영향을 미치는 내신 성적에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이전에 응시했던 시험 점수를 토대로 성적을 받는다면 성적이 더 좋게 나올 수 없으며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해 성적을 올릴 기회도 막힌다고 호소한다.

학생들은 교육부의 방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이번 조치가 경미한 증상이 있거나 자가검사 키트에서 양성이 나와도 PCR 검사나 전문가용 신속 항원 검사(RAT)를 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샤이 오미크론'’을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확진자 격리라는 방역지침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확진 학생의 외출 및 시험응시를 허용하는 경우, 현 고2·3학년 학생 중 이전 학기에 확진 또는 자가격리로 인정점을 받은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와중에 정부의 방역지침은 바뀌고 있다. 교육부 역시 전면등교로 가닥을 잡으며 지난달 내내 85% 안팎의 등교율을 유지하다가 이달 들어 등교율 90%를 회복했다. 그런데 지난 3월 새 학기가 시작된 뒤로 약 한 달간 전국 유치원·초·중·고등학교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74만8829명에 달한다. 지난 2020년 이후 학생 누적 확진자 207만3644명 중 84%가 불과 3월 새 학기 한달 동안 발생한 셈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1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가 3만5793명으로 직전 주(3월 22∼28일, 37만1660명) 대비 12만명 넘게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도 바뀌고 이에 따른 지침도 바뀐다. 교육부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확진학생들에 대해 시험을 못치게 하고 인정점을 부여하는 것은 지나치다. 기존 사례와의 형평문제 때문에 시험을 못치를까 불안해 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두고 본다면 문제가 있다. 대입 내신은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중 하나다. 대입을 앞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경직된 교육행정때문에 불안해하지 않도록 교육부의 현명한 조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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