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항 7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내며 저비용항공사(LCC)의 선두주자로서 ‘소위’ 잘 나가고 있다.
이는 실적이 입증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205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2.0% 증가했다. 영업이익 또한 62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940% 늘었다.
최근에는 LCC 최초로 자체 격납고 건설에 들어가며 몸집 부풀리기에도 한창이다. 그야말로 거침없는 고공행진이다.
이를 보면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근래 제주항공에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초기 LCC 출범 당시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항공사들의 성공에 반신반의했다. 시장 초기에는 시장 선점을 위해 저가정책을 고수 할텐데, LCC가 경영안정화가 되기까지 견딜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이제 국내선을 포함해 단거리 국제선 시장에서 제주항공을 포함한 LCC의 약진은 기존 대형 항공사들을 위협할 만큼 그 기세가 대단하다.
제주항공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항공기 추가도입과 신규노선 확대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뒤를 잇는 항공 ‘빅3’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항공의 이런 외형적인 고속성장 뒤에 숨겨둔 ‘두 얼굴’이 보인다.
출범초기 대형 항공사의 항공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제주도민의 연륙교통 역할을 담당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고, 오직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거세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13개 국제 정기노선을 운항하고 있지만 대부분 인천공항에 집중돼있고, 제주기점 노선은 하나도 없다. 이에 제주항공에 ‘제주’가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지난해 하반기 인천-괌 노선을 신규취항하고 인천발 중국노선을 지속 확대하는 등 수익성에 기초한 공격적 행보는 거침이 없다.
더욱이 기존 대형항공사에 비해 저렴하지 않다는 비판도 많다.
제주항공은 취항 초기 제주노선의 항공요금을 대형항공사에 비해 30% 이상 저렴하게 하겠다는 지침이었지만 어느새 대형항공사의 80% 수준으로 가격을 올렸다.
성수기에는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 더 이상 LCC라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 아닌가.
제주항공은 현재 수익성 개선에 웃고 있을 때가 아니다.
초기 출범 취지와 승객의 편의를 저버리는 순간, 7년간 공들여 쌓은 실적은 자승자박(自繩自縛)의 올가미가 되어 무너질 것이다.
거기에 한가지, 항공사의 생명은 ‘신뢰’에 비롯된다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신뢰가 깨지는 순간 과거는 추억이 되고 돌아서는 연인관계처럼, 승객들은 보다 냉정히 남으로 돌아선다.
제주항공이 더 큰 비상을 원한다면 잠시 ‘초심’을 돌아보고 와도 늦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