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순안서 ICBM 쐈나...美 거센 압박 속 발사 직후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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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순안서 ICBM 쐈나...美 거센 압박 속 발사 직후 실패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2.03.1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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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직후 폭발한 듯...韓美, ICBM 여부 분석중
대선 이후 北 ICBM 도발 움직임...美 강경 대응
주한미군은 35방공여단이 정해진 모의 전투 상황에서 요격용인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을 특정 장소로 전개하고 대공 및 미사일 작전을 수행하는 등의 전개 및 재배치 훈련이 실시됐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주한미군이 공개한 요격미사일 훈련. 사진=연합뉴스
주한미군은 35방공여단이 정해진 모의 전투 상황에서 요격용인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을 특정 장소로 전개하고 대공 및 미사일 작전을 수행하는 등의 전개 및 재배치 훈련이 실시됐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주한미군이 공개한 요격미사일 훈련.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북한이 16일 오전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발사체를 발사했지만 발사 직후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발사 움직임이 확인된 순안공항 일대에서 발사된 것이라 ICBM 시험발사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군 당국도 ICBM 발사 가능성에 주목하고 분석을 진행 중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9시 3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미상 발사체 발사하였으나 발사 직후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해당 발사체가 발사 직후 20km 이내 고도에서 폭발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합참은 해당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재원상 탄도의 특성을 보여야 특성을 말할 수 있다”며 “추가 재원에 대해서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합참 발표에 앞서 일본 NHK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물체를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사는 새해 들어 10번째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자 대선 이후 첫 도발이다. 특히 순안공항 일대로 발사 지점을 한정했을 때 새해 들어 세 번째 도발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이곳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명목으로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선 바 있다.

이를 두고 우리 국방부는 미국 측과 동시에 “한미의 정밀 분석 결과 2020년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 계기 북한이 최초 공개하고 개발 중인 신형 ICBM 체계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최근 2차례의 시험 발사가 ICBM의 사거리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향후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동 미사일의 최대사거리 시험 발사를 앞두고 관련 성능을 시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가 나온 당일 비슷한 시각, 북한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ICBM 발사장인 서해위성발사장을 찾아 시설 확장과 현대화를 지시한 사실을 대내외에 알렸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을 위해 ICBM 모리토리엄(발사 유예) 선언했던 것을 파기하겠다는 의사 표시나 다름없었다.

이어 전날 순안공항에 이동식발사차량(TEL)을 활용한 ICBM 발사용 콘크리트 토대가 설치된 것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북한의 화성-17형 시험발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북한의 발사를 두고 화성-17형 발사 가능성이 점쳐지는 배경이다. 

이 같은 북측 움직임에 맞춰 미군은 서해상 항공모함 함재기 훈련과 주한미군의 요격미사일 훈련 사실을 공개하는가 하면, 실제 북한이 ICBM 발사를 단행할 경우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출격시키겠다고 밝히는 등 강도 높은 대북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북한은 도발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시험발사 실패는 자주 있는 일”이라며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의 실패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해 다시 같은 유형의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거나 체면을 살리기 위해 실패 가능성이 적은 다른 미사일을 조만간 시험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이 신형 ICBM을 시험발사해 기술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세 차례 정도의 시험발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 센터장은 “북한은 우크라이나 문제로 미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재의 상황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에 대한 우려 없이 신형 ICBM을 시험발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5월 10일 공식 취임하기까지는 북한이 신형 ICBM을 발사해도 의미 있는 대응을 할 수 없는 상황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 출범 때까지 북한은 집중적으로 신형 ICBM 성능시험이나 정찰위성 개발 등을 위한 시험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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