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고기도 대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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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고기도 대출로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3.09.01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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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가계신용 자료에 따르면 2분기 말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는 1분기 말 대비 16조9000억원이 늘어난 980조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기관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카드 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을 합한 수치인 가계신용은 지난해 말 963조8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963조1000억원으로 조금 낮아졌다가 2분기에 다시 17조5000억원 늘어난 92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가계신용의 증가는 정부의 빚 권하는 정책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출 권장 정책이 대표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곳은 단연 부동산 시장이다. 주택 매매를 유도하기 위한 저금리 주택 대출은 물론 전세대출과 월세 대출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학자금 대출도 대표적인 정책 사업 중 하나다. 때문에 교육부는 경영부실 대학에 대해 신입생과 재학생의 학자금 대출을 제한하는 식으로 압박을 가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대출 정책들이 해당 문제의 근본 해결이 되지 못함에도, 진전된 정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있다.

부동산 문제는 저리 대출 등을 통해 매매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이 시점에서 정말 빚을 내 가며 집을 사도 되겠느냐는 서민의 불안이 뒤엉켜 있는 상황으로, 마땅한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반값’ 등록금은 없던 일처럼 되고 제한된 학생들에게만 제공되는 저리의 학자금 대출에 대한 홍보가 이어지고 있다.

정책 지원을 통한 대출이라고 해도 결과적으로는 빚이다. 그 빚은 개개인의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 대출 지원에 관한 한 기사에는 “이러다간 소고기 대출도 나오겠다”는 댓글이 베스트로 올랐다.

당장 버는 돈으로 해결하기 힘든 문제에 대해 싸게 돈을 빌려 줄 테니 그걸로 해결해 보라는 말 보다는 돈 빌리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게 해주겠다는 말이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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