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에 금리 인상까지…벼랑 끝에 선 영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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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에 금리 인상까지…벼랑 끝에 선 영끌족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2.02.21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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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하락세로 전환한데다 대출금리 부담 커져
청년층 매수비중 높은 강서구 노원구 하락폭 두드러져
최근 집값 조정에 이어 금리인상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지난해 ‘영끌 매수’한 2030세대가 밤잠을 설치고 있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지만 집값은 떨어지고 대출이자는 늘어나면서 부담이 커진 것이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집값 조정에 이어 금리인상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지난해 ‘영끌 매수’한 2030세대가 밤잠을 설치고 있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지만 집값은 떨어지고 대출이자는 늘어나면서 부담이 커진 것이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 30대 직장인 이동준씨는 지난해 6월 전세살이를 청산하고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아파트를 8억7000만원에 샀다. 주택담보대출과 아내의 신용대출 등을 합쳐 대출만 4억2000만원이었다. 이 씨는 모든 대출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해 집을 마련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금리인상으로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원금상환과 이자로 나가면서 밤잠 설치는 상황이 됐다.

최근 집값 조정에 이어 금리인상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지난해 ‘영끌 매수’한 2030세대가 밤잠을 설치고 있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지만 집값은 떨어지고 대출이자는 늘어나면서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이처럼 영끌 매수자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부동산시장의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문제는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지난해와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거래절벽이 심화된 상황에서 최근 집값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는데다 연이은 금리인상으로 이자 부담까지 커진 상황이라서 지난해에 집을 구매한 2030세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 14일까지 최근 한달간 떨어지고 있다. 특히 2030세대가 전체 매입자의 절반 이상인 강서구(51.5%)는 3주째 하락 중이다. 매입 비중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노원구(49.3%) 아파트는 올해 들어 가격이 0.12% 내렸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1월 1283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1월 거래량 5945건에 비해 78.4%가량 급감한 수치다. 서울 아파트값도 떨어지고 있다. 2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내려 전주(-0.01%)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급등했거나 매물이 쌓인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어졌다는 부동산원의 설명이다.

반면 금리는 우상향 중이다. 지난해 6월 말(변동형 2.39~4.047%, 혼합형 2.94~4.58%)까지만 해도 연 2% 초중반대 금리로 주담대 이용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3%대로 빌리기조차 어려워졌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금리인상을 시사하고 한국은행도 덩달아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영끌족의 대출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됐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집값은 약세로 돌아섰는데 최근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영끌족·빚투족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면서 ”당장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이지만 무리한 투자는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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