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發 공포심리 재확산…외인ㆍ기관 '곱버스'로 하락장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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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發 공포심리 재확산…외인ㆍ기관 '곱버스'로 하락장 베팅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02.2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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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종목보다 시황에 투자"...닷새간 곱버스 거래대금 '3조'
"변동성 장세 속 추세 반전 어려워"..."지수 ETF 투자 더 몰릴 것"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변동성 자세가 지속되자 '곱버스' 등 하락장에 베팅하고 있다. 사진은 21일 오전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변동성 자세가 지속되자 '곱버스' 등 하락장에 베팅하고 있다. 사진은 21일 오전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코스피 지수 하락장에서 두 배 수익을 내는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대량 매수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국내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외인과 기관들이 선제적으로 헤지(Hedge)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들어 지수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금이 쏠리고 있다. 개별 종목보다 시장 전체 움직임에 민감해지는 시기란 뜻이다. 각 ETF 종목토론방에선 증시 향방을 두고 설전이 오가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명 '곱버스'로 불리며 하락장에 베팅(투자)하는 코덱스200선물인버스2X에는 지난 한 주 3조원에 육박하는 거래대금이 몰렸다. 

닷새 동안(2월 14~18일) 코덱스200선물인버스2X 거래대금은 총 2조9750억원에 달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으로 따지면 5950억원으로 직전 한 주(4013억원)에 비해 급증했다. 개인은 사들이며 하락장에 베팅하고, 반대로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도하면서 투자 주체별로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수 상승세를 좇는 코덱스 레버리지에도 지난주 2조1501억원의 대금이 모여들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거래대금 상위권에도 지수 ETF가 대거 올라왔다. 지난 18일의 경우 국내 증시 거래대금 상위 10위는 삼성전자(7461억원), HMM(6051억원), 코덱스200선물인버스2X(5603억원), 코덱스 레버리지(4090억원), SK하이닉스(4067억원), 지에스이(2997억원), 유앤아이(2659억원), 코덱스 코스닥150선물인버스(2517억원), 피에이치씨(2465억원), 희림(2296억원) 순이었다.

'곱버스'로 불리며 코스피200 하락 시 2배로 수익이 나는 코덱스200선물인버스2X를 포함해 지수 ETF가 상위 10개 중 3개나 됐다. 코덱스200선물인버스2X는 이날 기관 순매수 1위(425억원)와 개인 순매도 1위(505억원)에 동시에 올라 투자 주체별로 엇갈리는 행보를 보였다.

증시 거래대금은 투자자의 관심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다. 통상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나 호재가 있는 종목에서 거래가 많이 일어난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의 지수 ETF 투자는 위험 회피 차원일 가능성이 크고, 개인투자자의 경우 지수 상승 혹은 하락 등 방향성에 베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대외 변수에 따른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개별 종목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일단 관망하며 차라리 지수에 투자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주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끼치며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지수 ETF 거래가 집중됐다. 최근 들어 거의 매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오르거나 대부분 내리는 식으로 함께 움직이고 있어 차라리 지수로 시장 전체를 사는 ETF 투자가 유효하다는 판단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지난 15일 침공 가능성에 코스피가 1% 하락할 당시 기관의 순매수 상위 3위 종목이 코덱스200선물인버스2X였고, 순매도 5·6위가 코덱스 레버리지와 코덱스 코스닥150레버리지였다. 17일 기관의 순매수 상위 2위 종목이 코덱스 레버리지이고, 순매도 1·2위가 코덱스200선물인버스2X, 코덱스 인버스였다. 18일 기관의 순매수 1위는 코덱스200선물인버스2X, 순매도 1위는 코덱스 레버리지였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주식시장이 녹록지 않은 환경이 지속되고 있어 하락장에 베팅하는 ETF 상품에 대한 투자가 앞으로 더 이뤄질거란 전망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신흥국 인플레이션 부담은 올해 상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라며 "약간의 불씨에도 큰 변동성이 촉발될 수 있는 국면인 만큼 매우 신중한 스탠스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증시의 하방압력을 높이는 것은 통화정책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경기 불안이 가세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로 주식 시장이 단기간에 추세 반전을 일으키고 상승으로 재개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아직은 긴축과 경기 불안으로 인한 글로벌 증시의 2차 하락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며 "이번 주 나올 미국과 유로존의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금리인상 컨센서스와 외환시장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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