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풀무원USA, 글로벌 대체육 시장 안착
[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대체육 관련 기술이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제품으로 구현돼 수출이 이뤄지면서 국내 식품기업의 R&D(연구‧개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식물성 식품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대체육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려는 식품업계의 전략이 주목 받는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발된 대체육 관련 기술과 제품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글로벌 비건식품 시장이 국내보다 큰 규모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채식주의자는 200만명 규모로 성장했으나 이는 2억명에 달하는 글로벌 채식인구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약 10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4.3% 성장했으나 약 10억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미국에 견주기는 힘들다.
CJ제일제당은 맛 소재 분야에서 ‘테이스트엔리치((TasteNrich)’, 향 소재 분야에서 ‘플레이버엔리치(FlavorNrich)’를 차세대 제품으로 삼고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첨가물이나 인위적 공정 없이 식물성 대체육의 고기 식감 구현에 필요한 식품소재를 개발한다. 지난해 5월 출범한 테이스트앤리치는 1년간 누적 매출액 200억원을 넘겼으며 현재 33개국의 120여개 업체와 거래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했다.
플래이버엔리치는 이달 미국 최대 규모의 비건 인증기구 ‘비건액션(Vegan Action)’의 비건 인증을 받았다. 비건액션은 미국 최초의 비건관련 비영리단체로, 북미 지역에서 가장 권위있는 비건 인증 기관이다. 플레이버엔리치가 받은 비건 인증은 연구‧개발과 생산 단계에서 동물 실험 진행과 동물성 재료 사용을 배제한 제품 및 브랜드에만 부여된다.
같은 인증을 취득한 CJ제일재당의 식품소재 ‘시스테인(L-Cysteine)’은 최근 고기 본연의 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돼 대체육을 비롯한 비건 식품에 활용되고 있다. 회사는 올해 3월 세계 최초로 기능성 아미노산인 시스테인(L-Cysteine)을 비(非)전기분해 방식으로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해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현재까지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기분해 없이 미생물 발효공법을 기반으로 시스테인을 생산하고 있다.
풀무원은 풀무원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을 미국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풀무원이 개발한 대체육은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조직단백을 바탕으로 고기의 맛과 향을 구현한 제품이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 ‘두부텐더’를 포함한 식물성 고기 제품 9종을 선보였다.
미국 법인 풀무원USA는 올해 3월 글로벌 식물성 대체식품을 겨냥한 브랜드 ‘플랜트스파이어드(Plantspired)’를 론칭했다. 회사는 이 브랜드를 통해 미국 최대 학교 급식 서비스인 매사추세츠대 다이닝(UMass Dining)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다양한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캠퍼스에 공급하고 있다. 또 미시건대, 버지니아공대, 예일대 등의 현지 대학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지속 가능한 식단 메뉴 개발을 협의 중이다.
신세계푸드도 독자 기술로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배러미트(Better meat)’를 론칭했다. 배러미트의 첫 제품 콜드컷은 콩과 해조류로 돼지고기를 구현한 대체육 햄이다. 신세계푸드는 향후 소시지, 불고기, 햄 등 다양한 라인업을 단행하고 다양한 글로벌 식품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판매채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