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맥주 버리고 소주에 올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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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맥주 버리고 소주에 올인하나
  • 김형석 기자
  • 승인 2013.08.1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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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와 격차 심화…수입맥주 상승세

▲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참이슬’로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하이트진로가 호남 소주회사인 ‘보배’를 흡수·합병해 경쟁사인 롯데주류와 무학을 압박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11월 ‘하이트’와 ‘보배로’를 판매하는 호남 소주업체인 보배를 흡수·합병한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보배는 1957년 전북 보배공장 자리에 설립된 이후 ‘보배’ 소주를 비롯해 ‘보배20’, ‘하이트’ 소주, ‘보배로’ 등을 출시하면서 향토 전북 술로 명성을 날렸다. 특히 1970년대 정부의 양조장 통폐합 정책으로 소주 ‘1도 1사’ 체제가 자리 잡자 자연스레 전북 대표 소주업체가 됐다.

하지만 1997년 금융 위기로 인한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하이트주정에 매각되면서 사명이 하이트주정으로 바뀐 뒤 향토소주의 명맥을 이어왔었다.

하이트진로는 호남지역 시장점유율 25%의 보배를 흡수·합병해 전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는 합병 후 생산 공장과 마케팅을 통합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 내에서는 이번 보배 합병으로 하이트진로가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자사 맥주보다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소주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의 전국 맥주 실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이트진로의 전신인 조선맥주가 1993년 신제품을 출시하고 동양맥주(현 오비맥주)를 제친 1996년부터 줄곧 전국 맥주 점유율 1위를 달리던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1년 15년 만에 다시 점유율 2위로 떨어진 후 오비맥주와의 점유율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공개된 4~5월 양사 시장 점유율 격차는 18%포인트(오비맥주 59.2%, 하이트진로 40.7%)로 지난해 동기 대비 점유율차보다 두 배가량 벌어졌다.

하이트진로는 수입맥주의 상승세도 부담스럽다.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맥주 수입양은 2008년 3937만3000달러에서 지난해 7358만8000달러로 5년 만에 87% 상승했다. 올해 6월 롯데마트 수입맥주 매출액도 지난해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하는 등 최근 3년간 평균 34%가량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하이트진로는 소주 경쟁사였던 롯데주류가 2014년 상반기부터 맥주를 출시할 것으로 보여 소주 시장에 이어 맥주 시장에서도 경쟁이 불가피하다.

반면 하이트진로 소주 ‘참이슬’ 실적은 나쁘지 않다.

참이슬의 전국 점유율은 롯데주류가 ‘처음처럼’을 인수한 2009년 이후 50%대 중반에서 소폭 하락했지만 최근 50%대를 다시 회복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보배 흡수·통합은 소주 분야 강화보다는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면서도 “개별 법인으로 사업을 진행하던 보배와 참이슬이 마케팅과 물류센터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트진로(구 하이트맥주)는 지난 2005년 당시 진로를 인수하고 소주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영업분리 조치에 따라 2011년에서야 맥주와 소주의 영업망을 단계적으로 통합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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