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유럽, 원전 재도입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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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유럽, 원전 재도입 움직임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1.10.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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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영국 정부, 소형 원전 투자 확대 계획
천연가스 가격 급등, 러시아 영향력 확대 우려
유럽연합,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에 포함 추진
소형 원자로 투자 계획 발표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소형 원자로 투자 계획 발표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프랑스와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이 원자력 발전 재도입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주도권’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에서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원자력 발전소 투자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12일 발표한 ‘프랑스 2030’ 계획에 소형 원자로 투자 내용을 담았다. ‘프랑스 2030’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야심차게 준비한 프랑스 재산업화 프로젝트다. 혁신적이고 친환경적인 미래 기술로 프랑스의 산업 부흥을 꾀하겠다는 의도다.

프랑스가 투자하는 소형 원자로는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다. SMR은 원자로, 증기 발생기, 냉각 펌프 등을 하나의 용기에 담은 300㎿ 이하의 소규모 원전을 말한다. 기존 대형 원전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안전사고, 초기 공장 증설 고비용 등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전설적 투자자 워렌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등이 극찬하며 이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프랑스는 SMR에 10억유로(약 1조38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프랑스에 이어 영국도 원자력 발전 투자를 확대한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우리는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향후 수년 내에 최소 한 건의 대규모 원자력 프로젝트를 승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르탱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이 조만간 신규 원전 투자 계획이 담긴 탄소 중립 전략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러한 원전 재도입 움직임은 프랑스, 영국을 넘어 유럽 전체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프랑스, 체코, 헝가리, 핀란드,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등 10개 국가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원자력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EU 집행위도 에너지 가격 급등 대응 방안 발표에서 장기적으로는 청정에너지 전환이 최선이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데 인정하고 있다.

유럽의 원전 회귀 움직임은 최근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주효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럽은 주요 발전원인 천연가스 수요의 약 50%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천연가스 공급량을 제한다는 의구심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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