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만난 정식품, 아성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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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만난 정식품, 아성 무너지나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3.08.0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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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거래 행위 혐의로 공정위 제소…매출 하락까지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국내 듀유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정식품이 연이은 악재로 40년 역사의 아성이 흔들릴 조짐이다.

최근 ‘물량 밀어내기’ 등 이른바 ‘갑의 횡포’를 부린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것도 모자라 후발주자들의 강력한 견제에 매출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식품은 지난 5월 28일 한 대리점으로부터 불공정거래 사안에 대한 ‘거래상 지위 남용의 건’으로 공정위에 제소돼 지난달 조사를 받았다.

정식품은 자사의 일부 물량에 대해 대리점에 강제 할당하는 ‘물량 밀어내기’와 함께 발주조작을 통해 입금을 독촉하는 ‘미출고거래’ 등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일삼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물건을 주문하지도 않았는데도 전산에는 주문한 것처럼 조작해 입금을 독촉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불공정행위에 대한 전 방위적인 조사가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호 정식품 홍보팀장은 “지난달 공정위 조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회사도 성실히 협조하며 조사에 임했다”며 “다만, 이번 조사는 정식품을 겨냥한 특정 조사라기보다 다른 동종업체들도 동등하게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불공정거래 의혹과 관련 이 팀장은 “물량 밀어내기 등 불공정행위 혐의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잘못에 대해 일부 시인한 적도 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업계는 공정위의 제재 여부와 수위는 향후 결정되겠지만 불공정거래 혐의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진 만큼 정식품은 그동안 쌓아온 기업의 이미지 실추라는 무형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사건 수위에 따라서 파문이 컸던 남양유업 사태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정식품의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 회사는 최근 후발주자들의 선제공격에 맞물려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

정식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에 비해 9.8% 증가한 242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82억원으로 전년(130억원)에 비해 36.9%나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55억원으로 전년 85억원보다 35%나 줄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여러 식음료업체들이 두유시장에 앞 다투어 진출하고 있는 만큼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서서히 밀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기존의 삼육식품, 매일유업 외에도 롯데칠성음료, 동아오츠카, CJ푸드빌의 뚜레쥬르, SPC의 파리바케뜨 등도 두유 신제품과 기존 제품 리뉴얼을 통해 두유시장에 가세하는 등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지난 해 매출액 감소 요인은 올해 가공두유 신제품출시에 중점을 두고 매진하다 보니 다소 R&D(연구개발) 비용이 늘었다”며 “정식품은 두유 선두기업으로써 계속해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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