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심야 열병식, ICBM도 SLBM도 김정은 연설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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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심야 열병식, ICBM도 SLBM도 김정은 연설도 없었다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1.09.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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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예비군 중심 정권수립일 열병식 열어
대북제재·코로나 장기화로 민심악화 대응성격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 73주년을 맞아 자정에 남쪽의 예비군격인 노농적위군과 경찰격인 사회안전무력의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 73주년을 맞아 자정에 남쪽의 예비군격인 노농적위군과 경찰격인 사회안전무력의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북한이 정권수립 73주년을 맞아 9일 0시를 기해 심야 열병식을 진행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는 선보이지 않았다. 예비군인 노농적위군 중심의 열병식이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별도의 연설을 하지 않았다. 북한이 정권수립일에 비정규군 중심의 열병식을 진행한 것은 8년만으로 심각한 경제난으로 인한 민심 악화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심야 열병식 소식을 날이 밝은 뒤 관영 매체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이날 조선통앙통신은 “공화국 창건 73돌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성대히 거행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연설은 없었다. 대신 리일환 당 비서가 나서 “어제 날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일심단결의 위력으로 현 난국을 타개하고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고조기, 격변기를 열어나갈 것”이라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번 열병식은 조용원 북한 노동당 조직비서가 강순남 노농적위군 사령관에게 보고를 받고 열병부대를 사열한 다음, 김 위원장에게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열병식은 각 지역과 단위별 노농적위대에 이어 붉은청년근위대 등 청년·학생 조직, 경찰격인 사회안전성 소속 사회안전군과 사회안전군 특별기동대(기병대), 군견수색종대, 노농적위군 기계화종대, 사회안전군 소방대종대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열병식의 중심인 노농적위군은 북한 인구의 4분의 1인 570만 명으로 이뤄진 예비군 조직으로, 17∼60세 남성과 미혼여성 등 노동자·농민·사무원 등으로 편성돼 있다. 북한은 2002년, 2008년, 2011년, 2013년 정권수립일에 노농적위군 중심의 열병식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 8년 만에 다시 노농적위군 중심의 열병식을 연 것은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현재 북한은 대북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까지 장기화되며 고립이 심화돼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열병식 전날 이번 행사에 참가한 각 분야의 노력혁신자·공로자들을 집무실인 본부청사에서 만나 “공화국의 존엄은 애국열의에 불타는 우리 인민의 영웅적 투쟁의 고귀한 결정체” “조국을 떠받드는 강의한 인민의 불요불굴의 투쟁이야말로 이 세상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조선 특유의 국위이고 국풍”이라고 치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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