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해서? 30%→84%…흉악범죄 증가 ‘여성’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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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해서? 30%→84%…흉악범죄 증가 ‘여성’에 집중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3.08.0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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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20년간 살인·강도·강간 등 피해자 비율 급격한 증가
▲ 1995년 29.9%였던 흉악범죄 피해자 중 여성의 비중은 2000년 71.2%로 폭증했고, 이후 꾸준히 증가해오면서 2011년에는 83.8%까지 치솟았다. <그래프=여성정책연구원 제공>

[매일일보] 1997년 IMF 국가부도 사태 이후 고질화된 내수 침체의 영향으로 강력범죄 증가세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살인, 강도, 방화, 강간 등 ‘흉악범죄’의 대상이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한국 여성의 삶’ 등에 따르면 1995년 29.9%였던 흉악범죄 피해자 중 여성의 비중은 2000년 71.2%로 폭증했고, 이후 꾸준히 증가해오면서 2011년에는 83.8%까지 치솟았다.

실제 숫자로 따지면 1995년에 2377명이던 여성 피해자는 2000년 6245명, 2011년 2만3544명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는데, 여성 피해 숫자를 남성 피해자 숫자와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여성 위험의 급증 추이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남성 피해자는 1995년 5570명으로 최고점에서 2000년 2520명으로 반토막 난 이후 2005년 3736명, 2010년 4403명, 2011년 4553명으로 소폭만 증가해 같은 기간 인구증가율과 비교하면 오히려 범죄 피해자의 증가세가 완만한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 지난해 10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성축제'에서 참가자들이 여성이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과 무기를 지녔다는 '이빨달린 질'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2009년 이후 성폭력 급증…검거율은 수직 추락

이는 1995년 이후 흉악범죄 증가분의 대부분이 여성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뜻으로, IMF국가부도에서 시작된 사회불안 증가와 여권 신장에 따른 남성 일부의 상대적 박탈감 그리고 변화하는 사회상에 따라가지 못한 치안체계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현상으로 해석된다.

성폭력 검거율과 관련해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꾸준히 증가추이를 보여온 성폭력 범죄 발생 건수가 2009년 이후 2년 연속 그래프 상의 변화가 눈에 띌 정도로 급증한 반면 같은 기간 검거율은 수직 폭락해 2002년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한 점이다.

이는 이명박정부 시기인 해당 기간 동안 강력범죄 예방 및 사후 대처에 동원되어야 할 경찰력이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인터넷 여론을 감시하고 억압하는 등 다른 곳에 남용되었던 상황이 낳은 결과로 보인다.

여성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고, 일부 남성들이 역차별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는 경우가 적지 않을 정도로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여성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대한민국은 여전히, 아니 오히려 과거보다 더욱 여성들이 살아가기에 위험하고 불안해진 것이다.

특히 얼마 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의 갈등이 살인으로 비화된 충격적인 사건을 보면, 여성이 웹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신상정보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일상적인 대화조차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음을 시사한다.

▲ 성폭력 범죄 발생 건수는 꾸준히 증가추이를 보여오기는 했지만 2009년 이후 2년 연속 그래프 상의 변화가 눈에 띌 정도로 급증했는데, 같은 기간 검거율은 수직 폭락해 2002년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그래프=여성정책연구원 제공>

강력범죄, ‘약자’에 집중

여성에 대한 흉악범죄의 급격한 증가와 연장선상에서 한국어에 능숙하지 않은 외국인이나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고 폭력에 저항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건수는 훨씬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경찰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외국인 대상 성폭력은 전년 동기 대비 66.2%(163→271건), 장애인 대상 성폭력은 65.1%(241→398건)나 급증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반적인 사회 안전도와 범죄 위험에 대한 안전도 관련 2012년 설문(15세 이상 인구 대상)을 보면 남녀 공히 ‘안전하다’는 응답이 낮았지만 여성 중에 ‘안전하다’는 비율은 남성보다 훨씬 낮았다.(사회 전반 : 남 15.9% 여 11.2%, 범죄 위험 : 남 11.3%, 여 6.8%)

동 조사에서 범죄위험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는 여성은 69.5%에 달했고(남성 58.9%, 10.6% 차이),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해 ‘불안함’을 느낀 여성은 40.9%(남성 34.3%, 6.6% 차이)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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