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명암] ‘기승전-플랫폼’…대리·부동산·의료·법률 등 갈등 곳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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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명암] ‘기승전-플랫폼’…대리·부동산·의료·법률 등 갈등 곳곳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1.08.11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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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분야 넘어 전문 직종까지 플랫폼 사업 진출
카카오모밀리티 vs 대리운전총연합회…생존권 위협 논란
변호사협회·의사협회·공인중개사협회 등 플랫폼 진출에 반발
대한변호사협회는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이용 변호사를 징계하는 규정을 시행했다. 사진은 서울 거리에 설치된 로톡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대한변호사협회는 최근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이용 변호사를 징계하는 규정을 시행했다. 사진은 서울 거리에 설치된 로톡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플랫폼 기업이 사업을 다각도로 확대하면서 기존 산업과의 마찰을 빗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선 ‘기승전-플랫폼’이란 말이 나온다. 모바일 기반 플랫폼 기업들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넘어 부동산·의료·법률 등 전문 직종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데 따른 비유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은 이미 장악한 택시 호출 시장을 넘어 대리운전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해관계자들 간 갈등이 곳곳에서 관측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대리운전업계 1위 서비스인 ‘1577 대리운전’을 품었다.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 CMNP는 1577 대리운전 운영사인 코리아드라이브와 신규 법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신설법인의 지분을 약 50% 확보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6년 모바일 앱을 통한 대리운전 서비스를 내놨다. 신설법인과 최근 출시한 ‘카카오 T전화콜’ 서비스를 통해 전화 영업 방식의 대리운전 시장에도 영향력을 키우겠단 전략이다. 대리운전 시장은 아직 모바일 플랫폼 이용보다 전화를 통한 예약이 많다. 업계에선 80% 이상의 대리운전 예약이 전화로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에 이어 대리운전 시장에서까지 사업을 확대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는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의 80% 수준을 점유하고 있다. 이 같은 ‘사장 잠식’이 대리운전업계에서도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에 4차 산업혁명이란 그저 골목상권 침탈을 위한 허울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질’로 소상공인의 밥그릇을 빼앗고 있다”며 “카카오가 제발 기존 시장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달라”고 촉구했다. 연합회는 동반성장위원회에 대리운전 중개 사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신청을 내는 등 대응에 나섰다.

대리운전 시장 외에도 부동산·병원·로펌 등 전문 직종 시장에서도 플랫폼 진출로 인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네이버·직방을 비롯해 스타트업 ‘다윈프로퍼티’ 등 플랫폼 사업자가 프롭테크(정보기술을 결합한 부동산서비스)를 앞세워 부동산 중개 계약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용자와 중개사를 연결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식으로 수익을 가져가겠단 전략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플랫폼 기업들이 ‘직접 중개’를 노리고 있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는 갈등이 심화되자 추진 중이던 부동산 매물 관리 약관 변경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온라인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을 중심으로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로톡은 월정액을 받고 변호사 광고를 실어주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로톡 가입 변호사들을 징계하도록 광고 규정을 개정하며 견제에 나섰다. 변협은 또 로톡 서비스가 변호사법상 금지된 ‘사무장의 중개 영업’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강남언니’, ‘바비톡’ 등 플랫폼 기업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의사협회는 성형수술 정보 및 병원 광고를 제공하는 해당 서비스를 의료 광고 사전 심의 대상에 포함해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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