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마인크래프트發 셧다운제 실효성 논란…개선 여부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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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마인크래프트發 셧다운제 실효성 논란…개선 여부 ‘깜깜’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1.08.05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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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제 여파…국내 서버 증설 부담 느낀 MS
MZ세대 인기 끌며 ‘가장 많이 팔린 게임’…국내선 ‘19금’
셧다운제 주도한 여가부, 폐지 논란까지…개선 움직임에도 기대 낮아
청와대가 지난해 가상의 공간을 만들고 어린이날 초청행사를 진행한 게임인 마인크래프트가 국내에선 성인용 콘텐츠가 될 위기에 처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지난해 가상의 공간을 만들고 어린이날 초청행사를 진행한 게임인 마인크래프트가 국내에선 성인용 콘텐츠가 될 위기에 처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마인크래프트 ‘성인용 게임’ 전환이 셧다운제 개선·폐지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해당 이슈가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과 맞물리며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게임업계의 기대감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초통령 게임’으로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마인크래프트가 셧다운제로 인해 국내에서만 성인용으로 분류됐다. 마인크래프트는 국내에서 12세 이용 등급 판정을 받으나 최근 ‘한국에선 성인만 계정을 생성할 수 있다’고 운영 규정을 바꿨다. 초통령 게임이 돌연 ‘19금 게임’으로 둔갑한 셈이다.

MS의 운영 변화는 ‘셧다운제’의 여파다. MS는 지난 2014년 마인크래프트 개발사 ‘모장’을 인수했다. 올해 초부터 모장과 MS 계정 간 통합을 추진해 왔다. 원활한 게임관리가 목적이다. 이 과정에서 MS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 게임을 제한하는 ‘한국용 서버’를 따로 구축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별도의 운영 규정을 국내에만 적용했다.

셧다운제로 불리는 ‘청소년인터넷게임 건전이용제도’의 도입으로 만 16세 미만 청소년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시간에 인터넷 게임 접속이 차단된다. 지난 2011년 여가부의 주도로 법안이 시행됐다.

마인크래프트는 지난해 5월 누적 판매량이 2억을 돌파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으로 등극했다. 최근 메타버스가 산업의 핵심으로 대두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블록을 쌓아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는 게임으로, MZ세대에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해 어린이날 마인크래프트로 가상의 청와대를 만들고 어린이들을 초대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마인크래프트의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자 여론이 들끓었다. 지난달 2일엔 ‘마인크래프트의 성인게임화를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는 셧다운제 도입을 주도한 여가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며 논란이 확산되는 추세다.

여가부는 이에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체규제개혁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셧다운제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국회에서도 셧다운제 개선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청소년보호법에 근거한 강제적 셧다운제를 현행 게임법의 게임시간 선택제로 일원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밖에도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개정안을 냈다.

정부와 정치권 모두 개선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게임업계는 이번에도 셧다운제 개선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셧다운제는 도입 이후 10년간 실효성 논란을 꼬리표처럼 달고 있었으나 개선·폐지에 빈번히 실패했다. 2014년에는 헌법재판소가 셧다운제 조항을 합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셧다운제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뒷받침할만한 다양한 근거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음에도 개선되지 않았다”며 “‘이번엔 다르다’는 분위기를 믿고 사업을 준비하기보다 추이를 지켜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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