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억제력" 빼고 "전쟁 같은 시련" 하소연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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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억제력" 빼고 "전쟁 같은 시련" 하소연만(종합)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1.07.2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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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코로나·장기봉쇄로 전쟁 못지않은 시련"
靑 "남북 간 코로나 방역 문제가 가장 현안"
북한이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제7차 전국노병대회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제7차 전국노병대회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남북 통신연락선이 13개월만에 복구된 당일 열린 6.25전쟁 기념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와 달리 '자위적 핵억제력'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전쟁 같은 시련"이라며 북한의 어려움을 하소연하는 데 집중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남북 간 최대 현안으로 코로나 방역을 꼽았다. 

2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 기념탑 앞에서 진행된 전승절(북한의 6.25 정전협정 기념일) 전국노병대회에서 "우리 혁명무력은 변화되는 그 어떤 정세나 위협에도 대처할 만단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만 말했을 뿐 핵과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당일 문재인 대통령과 합의하에 남북 통신연락선을 전격 복구한 일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지난해 연설에서는 미국을 겨냥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며 우리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히 담보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연설에서 '자위적 핵 억제력'은 물론이고, 남측이나 미국을 향한 자극적인 메시지도 자제했다. 대신 이번 연설은 북한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 대한 하소연과 내부 결속 메시지로 채워졌다. 그는 "오늘 우리에게 있어 사상 초유의 세계적 보건 위기와 장기적 봉쇄로 인한 곤란과 애로는 전쟁 상황에 못지않은 시련의 고비가 되고 있다"며 "전승 세대가 가장 큰 국난에 직면하여 가장 큰 용기를 발휘하고 가장 큰 승리와 영예를 안아온 것처럼 우리 세대도 그 훌륭한 전통을 이어 오늘의 어려운 고비를 보다 큰 새 승리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이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라디오에 나와 '남북 간 관계복원 매개가 방역협조나 민생지원에 맞춰져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 "어떤 가능성도 열어놓고 봐야겠지만 남북 간 코로나 문제가 가장 현안인 것은 틀림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공무원 피격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것들을 포함해 이제부터 복원된 채널, 진전된 대화의 수단을 통해서 논의해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우리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폭파된 연락사무소를 재건하고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남북 간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다. 다만, 박 수석은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을 "가장 낮은 단계의 출발선"이라고 규정한 뒤 "실현 가능한 징검다리를 놓아가며 북한이 발표한 대로 큰 걸음에 이르길 기대한다. 남북정상회담도 하나의 징검다리로 최종 목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도달과 비핵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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