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올 여름에는 갈 수 없어 더 그리운 그때 그 시절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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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올 여름에는 갈 수 없어 더 그리운 그때 그 시절 ‘해수욕장’
  • 김길수 기자
  • 승인 2021.07.16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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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기록 속으로’ 제115호]

[매일일보 김길수 기자] 매년 7월~8월에는 많은 인파들이 휴가를 즐기기 위해 피서지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평년만큼 자유로운 여행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e-기록 속으로’ 제115호 여름휴가의 대명사인 ‘해수욕장’을 살펴보며, 아쉬운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대표적인 여름 휴가지인 해수욕장은 지형상 해빈(海濱), 또는 사빈(沙濱)에 위치하는 바닷가를 말한다.

사빈은 파도의 작용으로 해안에 모래가 쌓인 지형을 말하는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는 해안의 특성상 동해안에 빛깔 좋은 모래 해수욕장이 발달되어 있다.

서해안과 남해안에도 사빈이 곳곳에 발달해 있지만, 서해안에는 모래가 적으면서 갯벌이 많고, 남해안과 제주도에는 조약돌이나 굵은 돌로 이뤄진 ‘몽돌’ 해수욕장이 많다.

우리나라에는 민통선 아래 최북단에 위치한 강원도 고성의 ‘명파해수욕장’부터 전라남도 해남 땅끝마을의 ‘송호해수욕장’과 하멜이 표류하여 맨 처음 발을 디딘 제주도의 최남단 해수욕장인 ‘하모해수욕장’까지 전국에 약 330여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백사장이 있다고 모두 해수욕장은 아니다

해수욕장은 일반적으로 바닷물에서 즐기며 놀 수 있는 환경과 시설이 갖춰진 곳으로, 보통 모래나 고운 자갈이 넓게 펼쳐져 있고 수심이 완만하며 수온도 적당해야 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안전시설, 탈의실, 샤워실, 숙박시설 등을 갖추어야 하며, 교통시설이 편리해야 하는 것도 개발 조건 중 하나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환경이다.

해수는 해수욕장의 가치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일반적으로 해수욕을 할 때 물속에 있는 시간은 1회에 최대 14∼15분이 적당하며 수온은 24∼25°C가 최적이다. 

수온이 20∼21°C인 경우 오랜 시간 해수욕은 적합하지 않으므로, 평균 22∼25°C가 유지되어야 하며 수심은 1∼2m가 적당하다.

아무 바닷가나 들어가서 물놀이를 하게 되면 수심이 깊다거나 해안 지형이 험해서 사고의 위험이 있으므로 해수욕장으로 지정되지 못한 사빈해안은 가급적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수영금지구역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는 곳은 더더욱 피해야 하며, 해수욕장이라고 해도 개장 전 물놀이는 안전시설 설치 및 안전요원 배치 전이라 사고의 위험이 있으며 안전 통제가 어려워 금지되어 있다.

2015년부터 이러한 안전 통제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하고 있고 2017년부터는 해수욕장 전지역을 24시간 금연으로 정하고 있다.

◇정열의 해방구, 1930년대 해수욕장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았고, 해수욕장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1920~1930년대에는 바다보다 계곡과 강, 수영장에 더 많은 인파가 모였다.

특히 한강은 자연이 준 천혜의 피서지로 꼽혔다.

경성부청(府廳)은 수심이 낮은 한강 인도교(현 한강대교) 부근에 1920년대 후반부터 탈의장과 감시 요원, 휴게소 등을 갖춘 '한강 수영장'을 개설해서 운영했다.

최초의 가장 큰 수영장이었다.

일제 강점기부터 남북 분단 이전까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해수욕장은 지금은 북한 지역인 강원도 원산의 송도원해수욕장이었다.

경원선 철도가 연결돼 교통이 편리했고, 근처에 가늘고 흰 모래가 십리에 걸쳐 이어져 있는 명사십리해수욕장과 해안의 남쪽에는 서양인의 별장 수십 호가 있고, 인근에는 원산골프장, 신풍리스키장까지 있는 동양 굴지의 휴양지였다.

해수욕장을 비롯한 조선의 관광지 개발에 적극적이었던 철도국은 명승지마다 철도호텔을 짓고 임시열차까지 동원해 관광객을 실어 날랐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억압이 많았던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 해수욕장은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열의 해방구이기도 했다.

◇젊음의 바다, 사계절 관광지로 변신하는 해수욕장

 해수욕장이 여름휴가의 대표지로 각광받으면서 여름 바닷가는 통기타를 든 젊은이들의 공간으로 바뀌었다.

1950년대에는 비키니 수영복이, 1960년대에는 양은으로 만들어진 물안경이 등장하기도 했다.

수십 년 세월 동안 해수욕장도 변신을 거듭해 해수욕장마다 특색 있는 각종 체험과 축제문화가 더해져 관광산업의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2011년에는 해수욕장이라는 명칭을 ‘해변’으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해수욕장은 수영을 하는 장소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사계절 관광지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2011년 부산해운대구에서는 부산시민과 관광객 등 1,400명을 대상으로 한 대면 조사와 구청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조사를 시행한 결과, 85%(1천2백여 명)가 ‘현행대로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하고, 영문표기도 해운대 비치(Haeundae Beach)를 종전처럼 사용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해수욕장으로는 해운대해수욕장, 경포해수욕장, 낙산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 등이 있는데 휴가철이 되면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는 정체되기 일쑤다.

이 중 1965년에 개장한 국내 최대 해수욕장으로 수용능력이 12만 명에 달하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상공에서 보면 활처럼 길게 휘어진 해변을 따라 이어진 호텔과 맛집, 편의시설 덕분에 가장 많은 피서객이 모이는 곳이다.

피서철 백사장에 펼쳐진 형형색색의 파라솔로 장관을 이루는데 2008년 해수욕장 1.5㎞ 구간에 설치된 7,937개의 파라솔 숫자가 세계 최고의 기록으로 인정받아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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