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이상 신용카드 발급 ‘기대 반 우려 반’
상태바
12세 이상 신용카드 발급 ‘기대 반 우려 반’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1.07.15 1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한카드, 미성년자 전용 ‘My TeenS’ 출시…삼성카드도 이달 중 발급
금융위, “청소년의 건전한 소비습관 위한 환경 조성”
소비자 단체, “청소년 과소비 유도할 수 있어”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최근 신한카드가 만 12세 이상 중·고등학생 전용 가족 신용카드를 출시한 가운데, 미성년 자녀의 카드 사용 남용과 부정 사용의 위험을 우려하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여신업계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미성년 자녀를 위한 ‘신한카드 My TeenS(신한 마이틴즈카드)’를 출시했다. 신한 마이틴즈카드의 월 한도와 이용건당 한도는 각각 10만원과 5만원이다. 사용 가능 업종에는 교통과 문구·서점, 편의점, 학원으로만 제한해 미성년 자녀의 카드 사용 남용과 부정 사용의 위험을 방지한다.

대중교통 이용 시 자동으로 청소년 할인이 적용되며, GS25 편의점에서 사용 시 자동으로 GS&POINT 적립과 GS POP 서비스가 제공된다. 특히 전월 이용실적에 따라 중·고등학생이 GS25 편의점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2000원·4000원·6000원 모바일 기프티콘도 제공한다. 삼성카드도 조만간 비슷한 성격의 미성년 신용카드 출시를 출시할 예정이다.

원래 신용카드는 19세 이상만 발급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1월 금융위원회는 미성년 자녀를 위한 가족카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하면서 특례를 부여했다. 금융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신용카드 양도·대여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가족카드라는 합법적 틀에서 청소년들이 건전한 소비습관을 기를 수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의 신용카드 사용을 두고 우려하는 시각은 여전하다. 우리나라는 2002년 경제력이 떨어지는 대학생에게 무분별하게 카드를 발급, 신용불량자를 양산했던 ‘카드대란’을 경험한 바 있다. 이미 10대들이 체크카드 등을 쓰고 있는데 신용카드까지 내줘야 하냐는 의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미성년자가 신용카드를 갖고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보이스 피싱 등 각종 금융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용돈이 모자란 학생들은 일명 ‘카드깡’의 유혹을 받기 쉽다. 이미 도박 등에 빠진 중·고교생을 타깃으로 한 불법 대출이 성행하고 있는 만큼, 신용카드가 이에 악용될 소지도 있다.

이미 미성년자 카드 시장은 지난해부터 카드사별로 경쟁이 치열하다. KB국민카드의 ‘쏘영 체크카드’, 롯데 체크카드, DGB똑디 후불교통 체크카드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특히 지난해 10월 출시된 선불충전 방식의 ‘카카오뱅크 미니’ 카드는 출시 한 달 만에 50만 명을 끌어모으는 등 인기를 끌었고 이는 기존 신용카드사에 큰 자극이 됐다.

업계 따르면 미성년자 신용카드 서비스 가입 대상인 만 14∼18세 인구는 약 236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경제활동인구(2766만)와 비교할 때 약 10% 수준이다. 국내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청소년층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의미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평가다.

반면 소비자 단체에서는 청소녀의 과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한 관계자는 “신용카드가 아이들의 씀씀이를 자극하기 때문에 과소비가 만연하거나 또래 간 위화감을 조성할 위험이 크다”고 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읽을 만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