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 왜 한국을 떠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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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금융사 왜 한국을 떠날까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3.07.24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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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대책강구..."수익성 악화, 규제 강화 영향" 분석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잇따른 한국시장 철수 관련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들의 한국 금융시장 이탈은 금융권 전 권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장기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증권업계․보험업계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 평가받던 은행권에서도 이탈이 가속화 되고 있다.

HSBC은행은 한국에서 소매금융 업무를 전면 철수키로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추진 중이다 . HSBC은행은 한국 내 11개 지점 중 기업금융 업무를 담당할 1개 지점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지점 폐쇄 절차를 밟고 있다.

HSBC 이외에도 SC금융지주 역시 저축은행과 캐피탈 계열사 매각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에는 SC은행의 한국 시장 철수 루머도 제기된 바 있다.

씨티은행 역시 올해 들어 18개 지점을 축소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자산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외국계 자본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한국시장 진출 5년만에 전면 철수한데 이어 ING자산운용은 매각대상자를 물색중이다. 도이치자산운용도 리테일 마케팅과 법인영업 분야를 통합해 리테일 분야 비중을 낮췄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자산운용사 23곳 가운데 11곳이 올해 상반기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보험업계서는 최근 매각이 진행 중인 업계 4위 ING생명을 포함해 우리아비바생명, 하나HSBC생명 등 외국계 자본의 탈한국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금감원은 잇따른 외국계 금융자본 철수에 대해 수익성 악화 요인 이외에 규제 및 영업환경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외국계 금융회사 관계자들을 만나 지속적으로 의견을 청취 중이다.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4일 ‘외국계 금융사 초청 간담회’에서 “본국에 한국의 정책과 투자환경을 제대로 전달해 적극적인 영업활동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 써달라”며 “한국은 여전히 발전 여력이 높고, 아시아 금융중심지로 도약해 장기적으로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관련업계에서는 외국계 금융사의 한국시장 엑소더스에 대해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에서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 등으로 한국 시장의 매력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관측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사들이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 따른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향후 한국시장의 성장성마저 낮춰 잡고 있다”며 “여기에 최근 감독당국이 금융권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어 한국시장의 매력이 예전에 비해 낮아졌다고 판단해 철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올해 취임하면서 금융권 민원 감축을 지상 목표로 설정하면서 외국계 금융사들에게도 민원 감축을 지시한 바 있다.

최 원장은 지난 6월 외국계 금융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금감원은 민원 감축 문제를 추진하고 있는데 외국계 회사의 경우도 민원 건수가 안 좋은 것 같다”며 민원 감축을 주문했다.

여기에 최근 외국계 금융사들의 고배당 정책에 대해 제동을 거는 등 규제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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