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보안강화에 보이스피싱 64%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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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보안강화에 보이스피싱 64% 뚝
  • 황인욱 기자
  • 승인 2021.06.17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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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법 진화에 2030 피해 되레 증가
시중은행들 원천 차단 시스템 강화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2만5859건으로 집계되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보이스피싱 피해가 현격히 줄었다. 코로나19로 사기조직의 활동이 제한된 데다 금융권의 지속적인 보이스피싱 예방 노력 영향이다. 그렇지만 금융권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이스피싱 수법이 진화하고 있어서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2만5859건, 피해 금액은 2353억원으로 집계되었다. 전년 대비 4만6629건(64.3%), 4367억원(65%)이나 대폭 감소했다.

다만, 수법은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채널 활성화로 메신저피싱 증가세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메신저피싱 피해 금액 2018년 216억원에서 2019년 243억원, 지난해 373억원으로 매해 증가 추세다. 

보이스피싱에서 피해금을 이체하는 방식도 모바일·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75.2%로 대부분 차지했다. 은행창구·ATM 등 대면 채널을 통한 이체는 22%에 불과했다.

보이스피싱 방법이 바뀌자 젊은 층의 피해가 급격히 늘었다. 고령층이 주로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오히려 2030이 더 많이 속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자 연령비율은 60대가 13.2%로 였던 반면, 30대와 20대 이하는 각각 13.9%와 16.8%로 60대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은행들은 보이스피싱 수법이 진화함에 따라 보이스피싱 원천 차단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전환 시대의 주고객층으로 MZ세대가 떠오르고 있는데, 허술한 보안이 고객 확보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KB국민은행은 로그인 없이 자사 앱을 실행만 해도, 즉시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악성 앱을 탐지하고 삭제하는 ‘보이스피싱 악성 앱 차단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안티-피싱 플랫폼’을 구축하고 보이스 피싱에 활용되는 악성 앱 설치 여부 등을 탐지하는 모니터링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하나은행은 자사 앱에 보이스피싱 앱 탐지기능을 탑재했다. 보이스피싱 관련 악성 앱이 설치된 고객에 대해 즉시 이체 및 출금을 정지시킨 후 알림 발송, 유선 연락, 영업점 대응 등을 통해 피해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우리은행은 AI를 통해 금융사기 의심거래를 실시간 탐지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 AI-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중은행들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예방 문화 구축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나아가, 직원들의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 사례를 언론에 적극 알리며 직원을 독려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6일 명일동지점 직원이 수천만원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아 경찰서장 명의 감사장을 수여했다고 밝혔고, 신한은행도 같은 날 영주지점에서 전화금융사기 예방에 공을 세운 청원경찰이 영주경찰서장에게 감사장을 수여받았다고 전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전 교육을 통해 직원들이 사기 패턴에 대한 정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고, 시스템적으로는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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