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 공급망 재편, 일본·대만 협력 강화로 삼성·SK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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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반도체 공급망 재편, 일본·대만 협력 강화로 삼성·SK 견제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1.06.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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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힘 실어주는 일본과 대만
TSMC, 미국·일본 투자 확대… 마이크론도 대만·일본 투자
삼성·SK 'K-반도체‘, 미국 반도체 공급망 비중 감소 우려
일본과 대만이 미국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적극 호응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입지가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일본과 대만이 미국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적극 호응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입지가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나선 미국에 일본과 대만이 협력을 강화하며 적극 호응에 나서고 있다. 양국의 영향력 확대로 우리나라의 반도체 영토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과 대만이 반도체 산업 협력을 확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재편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과 대만이 반도체 동맹을 통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 공급망 재편에 적극 호응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중국을 겨냥한 만큼 백악관 의지는 강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여러 반도체 기업들을 초청한 자리에 직접 참석해 협조를 요청할 정도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대만 기업 TSMC는 미국과 일본에 투자를 확대하며 미국의 공급망 재편에 깊이 관여하는 모습이다. TSMC는 현재 진행 중인 120억 달러(13조4000억원) 규모의 애리조나 1개 라인을 6개 라인으로 추가 증설을 발표했다. 이는 총 80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3조원) 장기 투자계획도 내놓은 상태다.

여기에 TSMC와 일본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TSMC의 이바라키현 쓰쿠바시 반도체 R&D(연구·개발) 거점 조성에 190억엔(2000억원) 보조금 지원을 발표했다. 이에 호응하듯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서의 일본과 대만의 중요성도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대표적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일본 반도체 기업과 함께 첨단 메모리 칩을 개발하고, 대만에서는 반도체 생산 설비를 대폭 늘리기로 결정하면서다.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일본 내 공장 투자도 확대해 일본 정부의 공급망 강화 정책에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대만 반도체 공장 증설을 위해 16조원을 투자한다.

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투자 계획은 TSMC와 비교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제2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추진중이나 구체적 투자 계획은 정하지 못한 상태다. 마이크론이 일본과 대만 투자를 확대해 자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깊이 관여하는 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움직임은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일본·대만의 반도체 밀월은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이 무너지는 반도체 산업을 다시 세우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 TSMC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일본 정부는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리스크를 키웠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과 일본이 협력 확대로 미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도 미국 반도체 공급망에서의 영향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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