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G화학 주가, IB ‘맹신’은 금물…판단에 신중 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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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G화학 주가, IB ‘맹신’은 금물…판단에 신중 기해야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6.0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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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산업부 기자.
조성준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최근 외국계 투자은행(IB)의 LG화학 지주사 할인(디스카운트) 보고서로 입은 주가 타격이 예상보다 오래 가는 양상이다. 이에 CS의 보고서가 공매도를 위한 포석이라며 의도적으로 한국계 배터리 업계를 공격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CS는 LG화학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아웃퍼폼)에서 매도(언더퍼폼)로 변경한 보고서를 냈다. 목표주가는 기존 130만원에서 68만원으로 반토막 냈다. 배터리(2차 전지) 전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IPO로 LG화학에 지주사 디스카운트(할인)를 적용해야 한다는 이유다. 현재 LG화학 주가에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급격한 성장 기대감이 반영돼 있지만, 올해 안에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게 되면 LG화학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논리다.

민훈식 CS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앞둔 시점에 투자자들이 큰 폭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모회사를 살 이유가 없다. 업종 내에서 가장 비선호 종목”이라고 혹평을 내기도 했다.

LG화학은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면서 국내 산업계 주식을 통털어서도 대표 성장주로 주목받아왔다.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지난 2월 5일에는 102만8000원으로 종가 최고가를 기록하며 100만원을 넘기도 했다. 4개월이 지난 현재는 이보다 약 21% 떨어진 80만원대다.

투자자들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LG화학이 지난 2019년 중국에서 생산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리콜 결정과 CS의 주가분석 보고서가 있었다고 한들 이정도로 영향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사실 지주사 할인으로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지주사 할인 우려 등을 반영해 현대차증권(140만원→110만원), 삼성증권(125만원→110만원), 미래에셋증권(140만원→120만원) 등 목표주가를 조정하기도 했다. LG화학의 경우 배터리 매출이 보통 분기별로 40%정도를 차지하므로, 예정대로 올해 말 LG에너지솔루션이 물적분할로 분리된다면 LG화학의 시가총액 감소는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LG화학은 기존 화학산업은 물론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도 미래 부가가치가 높은 회사다. LG화학이 지주사 자격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분리가 CS의 판단처럼 목표주가 절반으로 떨어질 만큼의 경영상 리스크는 아니라고 여겨진다.

금리 상승 기조에 성장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최근 LG화학 사례처럼 업종 대장주에 대한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부정적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심리 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외국계 금융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보고서대로 주가가 뚝 떨어지면 매집에 들어갈 집단이 어디인지는 쉽게 알 수 있다. CS의 보고서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에 휘둘리지 않고 각자의 판단대로 LG화학이라는 회사 가치를 평가해야 정확한 투자 계획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증권사들은 CS와 반대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목표주가도 하향했으나 110만원 선을 제시하고 있다. CS와 대조적인 면도 눈에 띄지만 목표주가가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누구 말이 맞는지 투자자들은 잘 분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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