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백신, 수급보다 신뢰성 제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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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백신, 수급보다 신뢰성 제고 시급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1.05.13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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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백스-AZ백신 83만5000회분 국내 도착…14일 직계약 AZ백신도 공급 예정
한국 64% “백신 부작용 매우 걱정”…65∼69세 예약률 38.4%로 다소 적어
AZ백신 신뢰도 낮아…1차 접종 마친 30세 미만 대상자들 “2차 피하고 싶어”
지난 12일 오후 광주 북구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2일 오후 광주 북구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이번 주 화이자를 시작으로 코백스,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백신들이 줄줄이 들어오면서 ‘백신 보릿고개’가 해소되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백신 안전성과 관련해 급격히 떨어진 국민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범정부 백신도입 TF에 따르면 이날 오후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83만5000회분이 국내에 들어온다. 앞서 우리나라는 코백스와 2000만회분(1000만명분)의 백신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상반기 중 코백스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10만2000회분이 추가 도입될 예정인데, 이중 83만5000회분은 6월 중 공급된다. 해당 백신들은 14일부터 진행되는 2차 접종과 27일부터 시작하는 60~74세 고령층, 만성중증호흡기질환자, 유치원·어린이집 및 초등학교 저학년 교사, 돌봄 인력 등의 1차 접종에 활용될 예정이다.

14일부터 6월 초까지는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사와 개별 계약을 통해 확보한 백신 중 723만회분이 공급될 예정이다. 추가 반입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차 접종에 우선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상반기 중 806만5000회분이 도입된다.

이외에도 매주 화이자 백신이 연달아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라 백신 공급 불안은 어느 정도 해소되는 분위기지만 백신에 대한 신뢰도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나생명보험 모기업 시그나그룹이 지난달부터 전 세계 11개국(한국·뉴질랜드·대만·미국·스페인·싱가포르·영국·UAE·중국·태국·홍콩) 18세 이상 남녀 1만3479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은 64%가 ‘거주 중인 국가에서 접종하는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홍콩(86%)·대만(77%) 등도 백신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모두 코로나19 감염 통제가 상대적으로 잘 이뤄졌다고 평가받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높게 나온 것이다. 오히려 수많은 확진자가 나온 영국(23%)과 미국(47%) 등에서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 수준이 높지 않았다.

‘거주 중인 국가에서 접종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이 매우 안전하다’라는 질문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 세계 응답자 중 55%가 ‘코로나19 백신이 안전하다’고 답했는데 영국이 83%로 가장 높았다. UAE(77%)·미국(63%) 등도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대만(36%)·한국(34%)·홍콩(31%) 등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낮게 나왔다.

연령이 낮아질수록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지난 6일부터 사전 예약이 진행된 70∼74세 어르신의 접종 예약률은 이날 0시 기준 51.6%로 집계된데 반해, 지난 10일부터 예약을 접수한 65∼69세의 예약률은 38.4%로 상대적으로 다소 낮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이들에게 사용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혈전 우려 등 안전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30세 미만 경찰·해경 등 사회 필수 인력(19만1000명)과 군 장병(45만2000명)에게 다음 달부터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는데, 이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이 심상치 않자 정부가 백신 종류를 바꿨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요양 병원·시설 종사자, 119대원 등 코로나 1차 대응 요원, 병원급 이상 의료 기관 종사자 등 30세 미만 2차 접종 대상자 13만5000명이 기존 2차 백신도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을 수밖에 없어 불안에 떨고 있다.

2차 접종을 앞둔 한 20대 간호사는 “1차 접종 당시 친구들이 괜찮냐는 걱정 어린 문자를 보내와도 애써 불안한 마음을 감춰왔지만, 이후 정부가 30세 미만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한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감이 커졌다”면서 “솔직히 2차 접종을 통해 같은 백신을 접종받기가 무섭긴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재훈 가천대 교수는 “현실적으로 다른 백신을 맞고 싶어도 맞을 백신이 없다”면서 “2차 AZ 접종에서 희소 혈전증이 발생한 사례는 해외서도 아직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다. AZ 백신이라도 2차 접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1·2차 백신을 달리 맞히는 ‘교차 접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최근 영국이 AZ 백신 접종 연령을 40세 이상으로 높인 것은 안전성에 그만큼 자신이 없다는 뜻”이라며 “해외에서 진행 중인 교차 접종에 관한 연구 상황을 잘 살펴보고 이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제약·바이오, 병·의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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