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가는 금리 인상 가능성… 영끌족‧자영업자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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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가는 금리 인상 가능성… 영끌족‧자영업자 타격 우려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1.05.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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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인플레 경고음… 힘 받는 금리 인상론
‘영끌’ 매수세 몰렸던 지역 자영업자도 피해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최근 몇 년간 지속되온 집값 상승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미국에서 주요 물가지표가 급등세를 보이고 각종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우리나라 물가 불안 역시 가중되고 있는 탓이다.

이는 금리와 직결되는 문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족이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주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보유한 상업용 부동산 위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풀었던 막대한 유동성의 역습이 시작됐다. 세계적으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는 상황에서 중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8% 오르며 3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인 6.5%와 전달의 4.4%를 모두 웃돌았다. 중국 생산자물가지수 상승은 수출가가 그만큼 높아진다는 의미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이 인플레이션을 수출하게 되는 모양새다. 대중 수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여파가 더 클 수밖에 없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국 물가상승률의 충격 반응 정도와 지속성으로 볼 때 2000년대 이후에는 중국의 물가상승 1%가 두바이 유가 10% 상승 때와 비슷한 영향을 주며 그 지속기간은 유가 상승보다 중국의 물가상승이 더 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중국 물가 급등 이후 일정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 금리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10여 년간 세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당시 모두 짧게는 4개월 길게는 10개월 전 중국 생산자물가 지수가 4%를 훨씬 웃돌았다.

미국의 물가도 심상치 않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월 1.7%에서 3월 2.6%로 뛰었다. 201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저효과를 고려해도 꽤 높은 수준이다. 시장은 앞으로 몇 달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4월 소비자 기대지수 조사(SCE) 결과를 보면 물가상승 기대치(중앙값)는 향후 1년간 3.4%로 집계됐다. SCE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약 1300가구를 패널로 선정해 벌이는 것으로 일종의 소비자 심리 지표다.

이로써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 회복에 따른 유발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준이 테이퍼링(유동성 공급 축소)을 조기에 시작하거나 금리 인상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금리 상승은 결국 우리 가계의 이자 부담 가중으로 이어진다. 갑작스러운 외화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도 금리를 상승 시켜야 해서다. 더 큰 문제는 지난 3월 기준으로 금리에 따라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대출액이 전체 대출의 70.5%에 달한다는 점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이미 한계치까지 대출을 받은 영끌족에게 큰 타격이 있을 거라는 얘기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국내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을 받고 집을 산 수요자들은 주거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서 교수는 “소득이 낮은 계층의 경우 파산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면서 “급매물이 속출하고 수요가 줄어들면서 영끌 매수세가 붙었던 수도건 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이라 예측했다.

자영업자들의 타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은이 100만명의 대출자 정보가 담긴 자체 가계 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한 결과 금리가 1%포인트만 올려도 이자 부담이 5조 2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서 교수는 이어 “코로나 사태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도 금융비용 부담 증가를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며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여파가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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