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증자, 계열사 참여 여부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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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증자, 계열사 참여 여부에 관심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1.05.0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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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등 자본수혈…업황 좋아 부실 확대 위험은 낮은 편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선박. 사진=연합뉴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선박.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에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계열사의 참여여부가 관심이다. 수주잔고가 양호하고 조선업황이 개선된 점을 고려하면 부실 확대 위험은 크지 않지만 조기 재무개선을 위해 유상증자 성공여부가 중요해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재무부실이 부각되던 삼성중공업이 1분기 어닝쇼크로 감자와 증자를 동시 추진하게 됐다. 우선적으로 이에 따른 부담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안게 된다. 회사는 삼성전자가 15.98%로 최대주주이며 삼성생명이 3.06%, 삼성전기가 2.16%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이 21.87%로 높지 않아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다. 무상감자는 주식 수를 줄이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액면가를 줄이는 방향을 택했다. 이에 따라 대주주에 대한 차등감자 여부도 논의 선상에서 제외됐다.

삼성생명 연결지분은 금융당국의 규제 측면에서 부담스런 요소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금융그룹감독 새 규정에 따라 금융회사에 대한 계열회사의 재무위험이 자본적정성 평가 때 반영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특별계정은 올들어 이미 삼성중공업 주식을 매도해왔다. 이 계정의 지분은 현재 0.04%로 올초엔 0.06%였다.

삼성중공업에 대한 그룹 지분이 적다는 점은 소액주주들의 부담을 키우는 측면이 있다. 외부 지분율이 높은 만큼 무상감자를 결정하는 주주총회에서 반대표가 높을 수도 있다. 소액주주들은 주가 하방위험이 큰 감자와 증자 동시진행 방식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6% 이상 지분의 의사결정도 주목된다.

삼성중공업이 감자를 선행하는 이유는 신주 가격이 액면가 이하로 책정될 염려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주가가 액면가 5000원에 근접한 수준이라 증자에 따른 할인율을 적용하면 액면가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 상법은 액면가 이하 신주 발행을 제한하고 있다. 주총 특별결의와 함께 법원 인가가 필요하다. 삼성중공업은 감자를 통해 주주 이익배당 기초도 마련된다며 주주를 설득하고 있다.

주식 수를 줄이는 감자는 진행절차 중 거래 중지 후 재개될 때 기준주가가 오르게 된다. 이를 통해 이어지는 증자에서 자본 유입이 확대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이와 달리 액면가 감액은 주식 수가 줄지 않아 기준주가에는 변동이 없다. 공매도까지 재개된 상황에서 증자 이전 주가 낙폭이 커지면 재무 개선 효과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과거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때는 이재용 부회장이 실권주 발생 시 3000억원 사재 출연을 약속해 흥행을 끌어낸 바 있다. 이 부회장이 부재 중인 상황에서 계열사들의 증자 참여에 대한 적극성 여부가 흥행 요소로 전망된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올 연말 기준 14% 수준의 자본잠식률을 예측했지만 감자만으로도 자본잠식에서는 벗어날 것으로 봤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감자 및 증자공시를 하면서 수주 전망도 기존 78억달러에서 91억달러로 높였다. 회사의 1분기 신규 수주는 51억달러를 기록했고 3월말 수주잔고(인도 기준)는 254억달러로 누적됐다. 또한 매출기준 수주잔량은 16.2조원으로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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