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가전·LG오브제컬렉션 집중해 글로벌 가전 리더십 강화
마그나 합작회사 설립 전장사업 박차… 로봇 서비스 확대도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LG전자가 ‘모바일 리스크’를 털어내고 가전·전장·로봇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5일 업계 관계자는 “5조원 가량의 LG전자 모바일 사업의 누적 적자가 전체 재무 구조에 악영향을 끼쳤다”며 “모바일 사업 리스크를 털어내면 여유 자금이 증가해 공격적인 미래 성장 사업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모바일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LG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부 자원을 효율화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 동시에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준비를 가속화해 사업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자사의 ‘캐시 카우’인 가전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전체 매출 30% 이상, 영업이익은 60% 이상을 담당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은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출액은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일 정도다. 글로벌 모든 지역에서 고르게 매출이 증가하는 동시에 신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와 렌탈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했다.
LG전자는 핵심 경쟁력인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과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LG 오브제컬렉션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생활가전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스팀 가전은 위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LG 오브제컬렉션 또한 소비자들이 가전을 인테리어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면서 그 인기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LG 오브제컬렉션은 판매 호조에 힙입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이상 늘었다.
LG전자 전장사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LG전자는 VS사업 합작사 '알루토'가 출범한 데 이어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사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도 하반기 출범을 앞두는 등 전장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전장사업 밑그림을 일찌감치 그려왔다. 2013년 LG전자 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링회사 V-ENS 인수를 시작으로 V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어 2018년 8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했다. 2019년 말에는 VS사업본부 내 차량용 램프 사업을 ZKW로 이관해 통합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애플과 전기차 사업 협력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스와미 코타기리 마그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한 행사에 참석해 "마그나는 애플카를 제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제조 공장을 증설할 의향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마그나는 5년 전 애플카 프로젝트 '타이탄'과 관련해 초기부터 협력을 해왔다.
LG전자 로봇 사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삼고 기술 개발과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에서 로봇사업센터를 5개 사업부문 중 하나인 BS사업본부 내 로봇사업담당으로 재편해 이관했다. LG 클로이 바리스타봇, 살균봇, 서브봇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호텔, 병원, F&B 등 각종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