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와 제휴 없는 SKT, 웨이브에 대형 투자로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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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와 제휴 없는 SKT, 웨이브에 대형 투자로 맞대응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1.04.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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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사장 “디즈니는 웨이브를 경쟁사로 규정”
디즈니+, KT·LGU+ 제휴 전망…SKT, 애플·아마존 협력 타진
웨이브, 신설투자사에 배치…2025년까지 1조원 투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 참석해 “(디즈니플러스와) 사실상 협력은 없다고 확인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 사장(가운데)이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에게 AI 특화반도체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 참석해 “(디즈니플러스와) 사실상 협력은 없다고 확인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 사장(가운데)이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에게 AI 특화반도체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SK텔레콤과 ‘디즈니+(플러스)’의 제휴가 무산됐다. SK텔레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자회사 ‘웨이브’에 대형 투자 계획을 세우는 등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콘텐츠 공룡 기업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운영하는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이 임박했다. 이르면 올 3분기 내에 국내 서비스가 시작될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픽사·마블·루카스필름·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의 다채로운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출시 1년 4개월 만에 유료 가입자 1억명을 돌파한 대형 플랫폼이다.

국내 인터넷(IP)TV 업계는 앞서 ‘넷플릭스’ 제휴로 가입자 모집 효과를 경험했다. 2018년 넷플릭스와 단독계약을 맺은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는 제휴 1년 반 만에 20% 증가했다. KT도 지난해 8월부터 ‘올레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평가받는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디즈니플러스 제휴가 과거 ‘넷플릭스 효과’처럼 자사의 미디어 경쟁력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통3사는 이 때문에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진출을 타진할 때부터 제휴 협상을 진행했다.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이 임박한 만큼 물밑에서 진행하던 협상의 결과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선 KT와 LG유플러스가 제휴에 성공한 것으로 본다. SK텔레콤만 무산된 셈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디즈니는 이전 최고경영자와 협력 관계를 구성했는데 새로운 경영진은 웨이브를 경쟁자로 확정했다”며 “사실상 협력은 없다고 확인한다”고 말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아시아태평양지역(APAC)은 최근 국내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디즈니코리아 대표를 변경한 바 있다. 이들과의 협상이 무산됐다는 설명이다.

디즈니는 실제로 국내 OTT 2위 웨이브를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디즈니는 오는 30일부터 웨이브 월정액서비스로 제공되던 주요 콘텐츠 제공을 중지할 계획이다. 국내 진출에 맞춰 콘텐츠 공급을 조절해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도 놓친 SK텔레콤이 내놓은 대응 전략은 ‘대형 투자’다. 웨이브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웨이브 대주주인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1000억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웨이브는 기존 확보된 자금을 비롯해 향후 추가 투자 유치·콘텐츠 수익 재투자 등을 통해 1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영입과 기획 스튜디오 설립도 추진한다.

인적분할을 추진 중인 SK텔레콤은 웨이브를 ‘ICT 투자전문회사’에 배치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를 자회사로 두는 ‘존속회사’가 아닌 신설회사에 배치하는 것은 웨이브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박 사장은 “이사회 결정을 해야 하는데 원스토어는 당연히 투자회사로 가고, 웨이브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다른 글로벌 OTT와의 제휴 협력도 추진한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애플·아마존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 사장은 “애플TV와 아마존프라임과도 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와의 협력에 대해선 “부산에서 만난 넷플릭스 리드 헤이스팅스 회장은 자신의 구상과 웨이브의 포트폴리오가 콜라보 가능하다고 봤다”며 “당시 리드 헤이스팅스 회장한테 ‘때가 되면 만나자’고 했는데 이제 웨이브도 어느 정도 규모가 되기 때문에 넷플릭스하고는 한번 이야기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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