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제한에 저축銀 사는 대부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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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제한에 저축銀 사는 대부업체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1.04.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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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자산규모 3위 ‘리드코프’ 저축은행 M&A 추진
하반기 최고금리 24%→20% 인하 따른 출구 전략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대부업계 자산규모 3위 리드코프가 저축은행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하반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낮아지는 등 영업환경 악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제도권 금융에 진출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캑터스PE는 코스닥 상장사인 메이슨캐피탈 주식 5200만 주를 260억원에 인수한다. 오는 21일 잔금을 내면 캑터스바이아웃제6호펀드가 출자한 특수목적회사(SPC)가 최대주주(지분율 약 34%)로 올라선다. 캑터스6호펀드는 리드코프가 지난달 10일 펀드출자자(Limited Partner; LP)로 380억원을 출자한 펀드다. 리드코프가 메이슨캐피탈의 대주주가 된다. 리드코프 관계자는 “메이슨캐피탈 인수에는 LP로 참여했고 캑터스PE가 경영할 계획”이라며 “대부업 금리가 내려가면서 경영이 어려워져 저축은행 등 다른 업종 회사 인수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리드코프는 지난해에도 JT저축은행 인수에 나선 바 있다. 같은 해 말 사모펀드에 출자한 350억원이 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실탄’이라는 관측이다. 인수에 성공한다면 OK·웰컴금융그룹에 이은 세 번째 대부업 출신 금융그룹된다. OK금융그룹은 2014년 예나래·예주저축은행(현 OK저축은행)과 2015년 씨티캐피탈(현 OK캐피탈)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웰컴은 2014년 예신·해솔·서일저축은행을 사들였다.

대부업체에서 저축은행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배경은 수익성 악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금감원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대부업 실태’에 따르면 등록 대부업자(실적이 없는 업자 제외) 4586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작년 상반기 말 기준 대부업체의 대출잔액은 15조431억원으로 6개월 전인 2019년 말(15조9170억원)보다 5.5% 감소했다.

대부업체의 대출 잔액은 2016년 말 14조6000억원에서 2017년 말 16조5000억원으로 증가했고 2018년 말 17조3000억원으로 올랐다가 2019년 말부터 내림세다.

특히 자산 100억원 이상의 대형 대부업체에서 영업환경 악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1위 대출업체인 산와머니가 2019년 3월부터 신규신용대출을 중단한데 이어 5위 수준의 조이크레디트도 2020년 초 신규대출을 중단하며 등 일본계 대형업자들의 활동이 뜸해졌다.

이용자 수도 줄었다. 전년 상반기 말 기준 대부업 이용자수는 157만5000명으로 2019년 말(177만7000명)보다 11.4% 감소했다.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이들이 취약계층인 것을 감안하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이동했을수도 있지만 불법사금융 시장으로 몰렸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1인당 대출잔액은 955만원으로 2017년말 667만원이나 2018년 말(784만원), 2019년 말(896만원)과 비교해 꾸준하게 증가 추세다. 대부업계는 저신용자들의 높은 연체율을 감안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고금리만 낮출 경우,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금리 수준으로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데 추가로 내려가면 사실상 ‘역마진 구간’에 접어든다”면서 “일부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M&A를 통해 제도권에 진출해 출구 전략을 마련하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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