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손해” 실손보험 판매 속속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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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수록 손해” 실손보험 판매 속속 중단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1.04.2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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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17곳 중 10곳 중단… 판매 보험사도 문턱 높여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에 따라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 

20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 17곳 중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라이나생명, 푸본현대생명, 오렌지라이프생명, AIA생명, DB생명, KDB생명, KB생명, DGB생명 등 10곳은 실손의료보험 상품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손보사 13곳 중에서는 AXA손보, ACE손보, AIG손보 등 3곳이 관련 상품 판매를 중지했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3월부터 설계사를 통한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11월부터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 기존 구실손보험과 표준화실손보험 계약을 신실손보험으로 전환할 경우에만 판매를 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미래에셋생명이 실손보험 판매에서 발을 뺐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구실손보험(2009년 9월까지 판매), 표준화실손보험(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 신실손보험(2017년 4월 이후 판매) 등으로 구분된다. 신실손보험은 보험료가 다른 상품에 비해 최대 35% 저렴한 대신 자기부담금이 약 20%로 기존 상품보다 높고 도수치료, 비급여 MRI(자기공명영상)·주사 등을 특약으로 분리했다. 올 하반기에는 의료 이용량에 따른 할인·할증제가 도입된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된다.

보험사들의 신실손보험 손해율은 2019년부터 100%를 넘겼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손해율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상품을 팔수록 보험사가 더 손해를 본다는 의미다.

구실손보험, 표준화실손보험에 이어 신실손보험마저 적자 상태에 빠졌지만 보험료는 인상되지 않았다. 올해 보험사들은 구실손보험과 표준화실손보험의 보험료는 대폭 인상한 반면 신실손보험은 동결했다.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는 일부 비급여 항목에 대한 과도한 보험금 청구 사례가 증가한 영향이다. 의료기관이 도수치료, MRI 등 비급여 진료를 무분별하게 늘린 가운데 보험가입자들의 의료 이용량도 증가하면서 보험사들이 시장에서 발을 빼기에 이른 것이다.

아직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들도 가입제한 연령을 조정하거나 방문진단 심사를 시행하는 등 가입 문턱을 높이는 분위기다. 업계는 앞으로 실손보험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들이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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