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ESG 열풍] ESG 후발주자 제약·바이오업계…사회적 가치 실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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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ESG 열풍] ESG 후발주자 제약·바이오업계…사회적 가치 실현 본격화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1.04.20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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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통합 상위 A등급 한미·일동 두 기업뿐
오너 중심 경영·非굴뚝산업 등 다소 뒤떨어져
“환경보존과 가치 실현 의무 준비해야 할 때”
지난해 ESG 통합 등급 상위에 해당하는 A등급을 받은 기업은 한미약품과 일동제약 두 곳뿐이다.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최근 기업 투자 지표로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약·바이오업계는 다른 업계에 비해 느리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각 제약사들이 사회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 체제 전환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사 중 지난해 ESG 통합 등급 상위에 해당하는 A등급을 받은 기업은 한미약품과 일동제약 두 곳뿐이다. 두 곳 모두 사회에서는 A+를, 환경과 지배구조는 B+를 받았다.

한미약품은 지난 40여년간 지속된 제약업계 최장기 캠페인인 ‘사랑의 헌혈’, ‘임직원 자원봉사’, ‘복지포인트 기부’ 등 한미약품만의 특화된 사회공헌을 실천하며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2017년 제약업계 최초 CSR위원회를 설립했고, 2019년에는 환경안전보건 경영을 위한 ‘hEHS위원회’를 신설해 ESG 경영을 본격화했다. 그 결과 한미약품은 지난해 한국표준협회가 발표한 ‘2020 대한민국 지속가능성 지수’에서 제약기업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전체 매출 중 연구개발(R&D)을 통한 자체 개발 전문의약품 비중이 90%대에 달하고, 매년 약 2000억원의 금액을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R&D에 투자하는 등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일동제약은 건전한 기업문화와 노사관계 구축,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펼친 사회공헌활동으로 지난해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주관하는 기업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이밖에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인 UN SDGs 협회가 주관하는 ‘2020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UN SDGBI) 1위 그룹’에도 2년 연속 선정되며 ESG 경영 성과를 입증했다.

이외에도 일동제약은 △회사 및 경영진의 SDGs 확산 의지 △인류 보건과 질병 극복을 위한 양질의 의약품 보급 및 지속적인 연구개발(R&D) △기후 문제 대응 등 지구환경 보존을 위한 노력 및 친환경 캠페인 △회사 및 임직원의 사회적 책임 실천 등의 ESG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ESG 등급은 다른 업계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ESG 경영이 강조되고 있는 정유·화학, IT, 유통, 금융업계와는 달리 제약·바이오사 중에서는 A+ 등급을 받은 기업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 상위 10대 기업들을 살펴보면 한미약품을 제외하고 셀트리온은 B+, 셀트리온헬스케어는 B, 유한양행 B+, GC녹십자 B+, 한국콜마 B+, 종근당 B, 광동제약 B, 삼성바이오로직스 B+, 대웅제약 B+ 등으로 대부분 B, B+ 등급이었다.

우선 국내 제약사 대부분이 창업주 중심으로 전개된 오너일가가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배구조부문에서도 A등급을 받은 제약·바이오사는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유일하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돼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꾀한 곳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십수년간 같은 사외이사나 감사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중견 제약사들도 다수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기업의 가치 창출을 위해 신약개발에 모든 걸 쏟아야하는 제약·바이오산업이 지금의 ESG 평가에서 다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사들 중 환경부문에서 A를 받은 업체는 전무한 수준이었다. B나 C등급을 받은 기업들도 다수였다. 제약산업이 굴뚝산업이 아니다보니 그동안 상대적으로 환경문제에 관심이 적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화학·전자 관련 기업들이 ESG 전담 조직을 만들고 온실가스 저감에 힘쓰는 것과는 크게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환경을 생각하는 전통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09년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업으로 인증을 받았고 환경 관련 데이터도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사업장의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시스템도 운영하며, 환경오염물질은 관련 법 기준의 20% 이내로 배출 농도를 관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발자국을 줄이겠다는 ‘그린 뉴딜’ 정책을 펼치는 등 이젠 모든 사업에 환경과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 실현이 요구되고 있다”며 “제약·바이오업계 역시 이러한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기업 가치 실현과 더불어 다양한 ESG활동을 펼쳐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상생 가치 획득 등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할 때이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제약·바이오, 병·의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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