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커머스 전환, “이대로 괜찮을까?”
상태바
[데스크칼럼] 이커머스 전환, “이대로 괜찮을까?”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1.04.19 14: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통중기부
유통중기부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5G와 같은 빠른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인터넷에 이은 스마트폰의 사용은 우리 생활 방식의 혁명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모바일 쇼핑 비중이 크게 늘어나며 전자상거래(electronic commerce) 혁명이 앞당겨진 느낌이다.

과거 오프라인에서만 이뤄지던 상거래는 이제 온라인 방식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특히 ‘빨리빨리’ 정서가 강한 우리나라의 경우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고 팔 수 있는 이커머스에 고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는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급부상하며 탄력을 받아 최근 1년 새 디지털 기업의 등장과 확산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일환으로 거론되고 있어 이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업계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기업으로 손꼽히기도 했지만, 이제 이커머스 트렌드를 주도하는 거대 공룡으로 거듭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로켓배송과 새벽배송 등은 쿠팡이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부분이었지만, 마켓컬리와 오아시스마켓 등도 새벽배송에 나서고 있다.

또한 기존 유통기업들도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SSG닷컴이 당일배송 서비스를 선보였고, 홈플러스는 반경 2.5km 이내 소비자에게 1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업계 내에서 ‘빨리빨리’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이커머스 경쟁도 가관이다. 쿠팡이 진격에 11번가, 네이버 등의 견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의 향방도 관심사다. 이베이코리아는 매출 산정방식의 차이 때문에 쿠팡보다 매출은 크지 않지만, 거래액은 비슷한 수준에 이른다. 쿠팡과 대결하기 위해서는 이를 인수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적정 인수가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SKT, 롯데, 신세계 등 기업이 군침을 흘리면서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다.

코로나 이전의 삶에서 가장 변화한 산업을 꼽으라면 비대면 산업에 속하는 이커머스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겠다. 분명한건 이제 고객들의 입맛을 과거로 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한 번 맛 본 당일배송과 새벽배송은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고객들에게 깊숙이 뿌리 내리고 있다.

문제는 정형화된 사업 모델이 없기 때문에 뚜렷한 강자가 없고, 앞으로의 대세를 가늠하기 어려워 승자의 저주라 할 수 있는 영업적자가 언제 반등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정형화된 모델이 없기에 비용 효율화에 대한 모델도 없다. 현재 이커머스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전략이 정답이 아닌 오답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빠른 배송 전쟁에 ‘최저가’ 전쟁이 불붙은 것만 봐도 현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미국 증시 상장으로 자금 조달에 안정을 찾았지만, 영업흑자 전환 등 재무구조의 안정성 확보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같은 사업군에서는 어느 기업이든 상황이 다르지 않다.

최저가 문제는 입점 업체들과의 갈등도 부른다. 입점업체들의 수수료가 낮지 않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환호 받는 이면엔 갈등이 도사리고 있다. 배송 문제도 있다. 배송기사 부족 등의 문제와 더불어 고객과 배송기사 간 갈등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은 배송기사와 고객들 간 갈등으로 치부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해결해줘야 할 해결사인 이커머스 기업은 고객이 무서워 입을 닫고 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는 말이 있듯이 오로지 고객을 위해,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은 고객 눈치보기에 급급해 고객 권리를 키우고 있다. 자신들이 키운 이러한 풍조는 수습하기 힘든 상황이 돼가고 있다.

기업의 이윤확보는 영속성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고, 이면에서 사회 부조리를 낳고 있는 현 이커머스 시스템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

‘빨리빨리’도 좋지만 가끔은 쉬어가며 주변을 돌아볼 필요도 있는 법이다. 때문에 업계의 기준이 되기 위해 출혈 경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들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선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적절한 규제와 법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