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투자 절박… 삼성전자, ‘총수 부재’ 의사결정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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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투자 절박… 삼성전자, ‘총수 부재’ 의사결정 차질 우려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1.04.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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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초격차 위기… 美 20조원·평택 P3 50조원 투자 전망
이재용 부재로 정상적 투자 결정 어려워… 재계는 사면 건의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평택캠퍼스 3공장(P3) 건설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평택캠퍼스 3공장(P3) 건설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위험한 순간에서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총수의 결단, 리더십이 필요하다.”(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

“큰 숲을 보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리더 역할은 이재용 부회장이 하는 것.”(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올해 초대형 규모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로 원활한 투자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 부재를 아쉬워하며 정부에게 이 부회장 ‘사면’을 공식 건의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50조원에서 70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규모의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다음달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가장 유력한 공장 부지는 현재 삼성전자 공장이 가동 중인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이 거론된다.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제3공장(P3) 투자 계획도 올해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P3 공정 건설을 위한 기초공사에 돌입했다. 평택 P3 라인은 공장의 길이가 700m로 P2(400m)의 1.75배에 달한다. 연면적도 70만㎡ 규모로 단일 반도체 라인 중 세계 최대 규모다. P3 투자비는 40조~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텔, TSMC,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준비 중인 만큼 삼성전자도 빠른 시일에 투자를 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투자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부재로 정상적인 투자 의사결정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투자의 방향과 전략을 전문경영인들이 결정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주도권 싸움이 격해지면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김현석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문경영인들로는 불확실한 시대에 필요한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전문경영인들은 큰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의사결정 차질로 투자를 실기(失期)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자 재계에서 움직임이 나타났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 자리에서 홍남기 부총리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을 공식 건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구자열 무협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 수장들이 참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 삼성전자 투자 의사결정을 책임질 이 부회장의 부재는 너무 아쉽다”며 “정부가 한국 반도체 위기 극복을 위해 이 부회장 사면을 적극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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