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성명 이어 사실상 日지지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에게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미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지만 케리 특사는 미국이 개입할 의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바이든 정부가 사실상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미 국무부도 일본 정부가 방류 결정을 내린 직후 사실상 지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을 방문한 케리 특사는 18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 한국의 우려를 공유하느냐'는 질문에 "핵심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방류)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동안 일본의 계속된 협조"라며 "미국은 일본 정부가 IAEA와 완전한 협의를 했으며, IAEA가 매우 엄격한 (방류) 절차를 마련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이 모든 선택지와 영향을 저울질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케리 특사는 '일본이 한국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미국이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일본과 IAEA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 당장 계획하고 있지 않으며, 이미 진행 중이고 매우 명확한 규정과 기대치가 있는 절차에 미국이 뛰어드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일본이 관련 절차를 준수하는지 관심을 가질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다른 국가들처럼 감시해야 할까? 절차가 잘 지켜지는지 확인해야 하느냐? 물론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없다"고 했다.
케리 특사는 또 '오염수가 미국인 건강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물론 모두 우려가 있지만, 그래서 IAEA가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시행 과정에서 공중보건에 대한 위협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른 모든 국가처럼 지켜보고 관여할 것"이라고 했다. 또 오염수 문제는 미국이 오는 22~23일 주최하는 기후 정상회의의 의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도 전했다.
케리 특사는 지난 16∼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별대표와 만나 기후 협력방안을 논의한 뒤 전날 한국에 도착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기후변화 대응 공조 방안 등을 논의했다. 외교부는 정 장관이 서울 용산 장관공관에서 케리 특사와 만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는 소식과 함께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해 정 장관은 정부와 국민의 심각한 우려를 미측에 전달했다"며 "향후 일본이 국제사회에 보다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미측이 관심을 갖고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