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비상]美・中 사이에 낀 위기의 K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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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비상]美・中 사이에 낀 위기의 K반도체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1.04.1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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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1위’ 韓반도체 美中 신경전 한복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라” 위기감 확대
바이든 정부 인텔·마이크론 지원도 위협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반도체 회의에 참석해 웨이퍼를 들며 미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반도체 회의에 참석해 웨이퍼를 들며 미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싸움이 격화되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모두 반도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으로 삼성전자,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초청해 적극적인 미국 투자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직접 거론해 견제하기도 했다. 동시에 중국도 삼성전자와 협력을 원하고 있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은 반도체 분야의 협력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의 줄다리기 싸움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이 가운데 낀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은 자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천문학적인 지원을 앞세워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1조9000억달러(약 2510조원) 규모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해 이중 500억달러(약 55조원)를 미국 내 반도체 산업 육성에 배정했다. 이에 발맞춰 인텔은 200억 달러(약 22조원) 파운드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인텔은 같은 미국기업인 IBM,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기술 추격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176단 이상 3차원(3D) 7세대 적층(V) 낸드를 출시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보였던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충격이 적지 않았다. 마이크론은 바이든 행정부의 지원을 받아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론은 “백악관 반도체 회의에 참석할 기회를 받아 감사하다”며 “미국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마이크론의 인프라를 현대화하기 위해 미국 행정부와 의회, 고객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반도체 굴기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로 주춤거리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잠재력이 높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반도체는 중국의 기술굴기 프로제트 ‘제조2025’의 핵심 사업이다. 중국 정부는 2025년가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 인프라에 총 10조위안(약 17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기술 패권을 위해 반도체 주도권을 자국 중심으로 가져오기 위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초강대국 사이에 끼면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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