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삼성전자 주식 1년여간 매도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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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삼성전자 주식 1년여간 매도우위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1.04.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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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전망은 줄곧 좋았으나 시장에 고점매각 신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삼성생명이 지난해 3월 중순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파는 매매를 반복했으나 전체 매도우위로 인해 결과적으로 수천억원 규모 주식 비중이 줄었다. 해당 기간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전망은 줄곧 좋았으나 계열 금융사는 시장에 고점 매각 신호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삼성전자 및 증권거래소 등에 따르면 삼성생명(특별계정)은 1분기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 우위를 보였다. 작년 12월30일 삼성전자 보통주 1628만4877주를 갖고 있었는데 지난 3월31일 1521만9465주까지 줄었다. 이로 인해삼성생명 특별계정 지분은 작년 말 0.27%에서1분기말 0.23%로 감소했다. 삼성생명의 매도우위는 지난해부터 나타났다. 특별계정의 지분은 작년 초 0.31%였다. 매도우위로 전환한 시점은 작년 3월 중순이었다. 그 해 3월17일 1879만1852주 정점부터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삼성생명이 주식을 팔아 시세차익을 남겼는지는 불투명하다. 주식을 대거 매도한 시점인 3월 중순에 삼성전자 주식이 폭락했었기 때문이다. 이후 주가는 우상향을 지속했다가 올 초 고점을 찍고 약보합세를 이어왔다. 삼성전자의 최근 1년여간 장중 최저점과 최고점에 빗대보면 삼성생명이 줄인 주식 규모는 작게는 1686억여원에서 많게는 3458억여원이나 된다.

최근 국민연금도 삼성전자 주식 비중을 줄여서 개인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정치권에선 국민연금 주식 보유 한계치를 늘리도록 제도 수정을 추진하는 등 뒤늦게 민심 달래기에 나선 형국이다. 여기에 계열 금융사가 주식을 매도한 것도 시장에는 고점 신호를 줄 수 있어 다소 민감한 정보로 인식된다. 아무래도 계열사는 정보 접근성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다는 시장의 판단에서다.

최근 내부적으로 재무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삼성중공업의 경우에도 삼성생명이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삼성생명 특별계정은 작년 12월30일 삼성중공업 주식 39만436주를 가지고 있었는데 올 3월31일에는 26만4304주만 있었다. 기업집단 내 금융 계열사의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주식 매도는 이처럼 이해상충의 소지를 보인다.

한편, 삼성생명이 인위적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줄여야 할 제도적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 국회에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삼성, 현대차, 한화, DB 등 국내 몇 안 남은 금산복합집단에 대한 당국의 규제도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이 오는 6월부터 시행된다. 삼성은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주식 재산에 대한 상속세 이슈도 있다. 상속세는 이 회장이 별세한 작년 10월25일 전후 2개월 종가 평균으로 정해졌다. 이 기간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계속 올라 상속세 부담이 더해졌다. 시장에서는 상속세 부담을 덜기 위해 일부 주식은 팔아야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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