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금호산업, “내실 다지기 끝났다”…워크아웃 졸업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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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금호산업, “내실 다지기 끝났다”…워크아웃 졸업 박차
  • 성현 기자
  • 승인 2013.07.12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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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성현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산업(대표 원일우)이 내년 말로 예정된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 만료를 앞두고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 지분을 과감하게 매각하는 한편 재무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해 재무구조 개선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또 주채권은행이 산업은행으로 변경된 점과 4·1 부동산 대책 수혜가 기대되는 점, 오너십이 강화된 점도 호재다.
회사 측은 “2015년에는 국내 건설사 중 재무구조가 가장 건실한 글로벌 초우량건설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 금호산업이 2015년 글로벌 우량기업 성장을 목표로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호산업 관계자들이 베트남 선라이즈 신축공사를 진행하며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금호산업 제공
금호고속 등 주요 계열사 지분 매각…1조원 이상 확보
아시아나항공 출자전환 4·1 부동산 대책 등 호재 많아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시작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6년 11월 대우건설을 인수한데 이어 2008년에는 대한통운도 사들이며 몸집을 크게 키웠지만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인한 재무건전성 악화, 즉 ‘승자의 저주’에 걸려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특히 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은 2조원대의 부채를 지고 있는 가운데 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무려 4조2000여억원대의 풋백옵션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더욱 위기에 몰렸다.

금호산업은 그러나 뼈를 깎는 노력으로 내년 말로 예정된 워크아웃 만료일정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8월 금호고속 지분 100%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38.74%, 대우건설 지분 12.3%를 9500여억원에 매각해 이중 80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이 차입금 상환으로 금호산업의 차입금 규모는 1조3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그룹의 효시가 된 금호고속의 경우에는 3년 뒤 우선매수권을 통해 되살 권리를 확보했다.

당시 금호산업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와 부채비율 개선, 금융비용 감소 등으로 조기 경영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해 9월에는 경기도속도로㈜의 지분을 매각, 726억원의 실탄을 확보했고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 지분 절반을 그룹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에 넘기고 721억원을 마련했다.

이중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사이공의 경우 이번 거래로 금호산업은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아사아나항공은 베트남 내 항공업과 호텔사업을 연계한 복합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서로 윈-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골치를 앓던 부천 중동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장 문제도 우리-산업은행 간 이견이 좁혀서 해결됐다. 지난 2일에는 금융비용 감소를 위해 부산 신항만 주식 전량을 535억원에 매각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지난해는 그동안 쌓여있던 부실을 과감히 정리하는 한 해이자 내실 있는 회사를 만드는 초석을 다진 한 해였다”고 설명했다.

오너쉽 강화와 ‘백기사’ 산업은행

빠른 의사결정에 필수적인 오너쉽도 강화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해 6월 박세창 부사장과 함께 이 회사 유상증자에 참여해 14.52%의 지분을 획득했다.

박 회장은 워크아웃 개시 이후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처분했었는데 지분 재취득으로 경영활동에 더욱 힘을 받게 됐다. 현재 박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금호산업 지분율은 14.23%다.

주채권은행이 산업은행으로 바뀐 것도 호재로 평가된다.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전문가로 통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말 불과 1500원 수준이던 금호산업 주가는 7대1 감자를 거친 현재 10배 가까이 오른 1만2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실제 산업은행은 주채권은행이 된 이후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비협약채권(790억원)의 출자전환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호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비협약채권(790억원)과 주요 재무적투자자 및 은행권이 보유한 무담보 협약채권 500억원 어치 등 총 1290억원 규모의 채권을 출자전환한다는 내용이다.

만일 이 계획대로 총 1290억원 규모의 협약 및 비협약채권이 출자전환되면 금호산업의 자본금은 1877억원으로, 자본총액은 1942억원으로 현재보다 각각 646억원, 1290억원 늘어난다.

“글로벌 우량회사로 성장하겠다”

금호산업은 또 재무 전문가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호산업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김왕경 전 산업은행 국제금융본부장과 주재범 전 우리은행 영업본부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두 사외이사는 재무통으로 알려져 있다. 재무 전문가 영입은 워크아웃 중인 기업들이 가장 효율적인 재무구조 개선책을 찾기 위해 종종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탈출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출신 임원이 포함돼 있어 채권단과의 협의가 훨씬 수월해지게 됐다.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도 금호산업의 경영활동을 트이게 했다. 금호산업은 올해 하반기 2200세대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채권은행들이 워크아웃 건설사의 신규 분양을 꺼려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장기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4·1 대책 발표 이후 일단 시장의 기대심리가 생성된 점이 이 같은 대단지 공급을 가능케 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호산업은 이에 4·1 대책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며 이슈가 터질 때마다 10% 넘게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그동안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일신하고 모든 역량을 회사에 쏟아낼 수 있는 열정이 직원들 사이에 넘치고 있다”며 “회사 역량을 더욱 키워 2015년에는 글로벌 우량회사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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