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조사 피하려 ‘갤노트20 개통지연’…방통위, 1.64억 과징금 부과
상태바
KT, 조사 피하려 ‘갤노트20 개통지연’…방통위, 1.64억 과징금 부과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1.04.14 15: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부 문건 작성해 개통 시점 조절
경쟁사 견제 및 규제 당국 조사 회피 목적
KT “재발방지책 만들어 철저히 이행할 것”
방송통신위원회는 KT가 지난해 ‘갤럭시 노트20’ 출시 당시 일부 사전예약자들의 개통을 임의로 지연해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14일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진=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는 KT가 지난해 ‘갤럭시 노트20’ 출시 당시 일부 사전예약자들의 개통을 임의로 지연해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14일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KT가 지난해 ‘갤럭시 노트20’ 출시 당시 일부 사전예약자들의 개통을 임의로 지연해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KT에 과징금 1억6400만원을 부과하고 업무처리절차 개선 명령을 내렸다.

방통위는 14일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방통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8월7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갤럭시 노트20 사전예약 기간에 7만2840여명의 가입자를 유치하고, 그중 1만9465명(26.7%)의 이용자 개통을 정당한 사유 없이 지연했다.

KT는 당시 영업부서가 작성한 영업전략 문건을 통해 시간·지역별로 개통 건수를 조절했다. 특정한 곳에서 가입자가 급증하는 현상을 외부에 보이지 않기 위한 조치다. 해당 문건엔 개통 건수 조절을 지키지 않는 대리점엔 판매 장려금이 하락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KT가 이같이 개통 시점을 조절한 이유론 △규제 당국의 감시망 회피 △경쟁사의 견제 방지 등이 꼽힌다. 방통위는 특정 날짜에 고객이 급증한 사실이 보이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위반 여부 등을 살피는 조사에 나선다. KT는 방통위가 통상적으로 월말에 번호이동 건수를 살펴 불법 여부를 살피는 점을 고려해 이를 피하고자 개통지연이란 ‘꼼수’를 부렸다. 또한 갑작스런 고객 증가는 경쟁사(SK텔레콤·LG유플러스)의 프로모션을 확대 등으로 이어져 개통지연으로 이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회사가 사전예약 모집 고객을 이미 확보된 것으로 보고 규제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통지연이 이뤄진 것”이라며 “타사의 가입자 증가를 경계하는 통신업계의 특성상 이를 빌미로 유관기관에 신고가 접수될 수도 있고, 경쟁사의 정책 상향 조정 등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해당 사안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KT뿐만 아니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실태점검을 했다. 이통3사 모두 개통지연 사실이 확인됐으나, KT만 의도성이 파악됐다. KT는 이 과정에서 전산망 과부하 등의 이유로 개통지연이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본사 주도성 등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11월 해당 조사를 의도성이 파악된 KT를 대상으로만 진행하는 것으로 전환했다. 방통위는 실태점검 이후 수집 자료를 보완하고 법률 자문을 거쳐 지난달 시정 조치안을 KT에 발송하기도 했다.

방통위는 조사를 통해 △KT 본사의 일방적인 영업정책 지시를 통해 단말기 개통이 지연된 이용자 4491명(6.2%) △대리점의 장려금 판매수익이 불리하다는 임의적 이유로 단말기 개통을 지연한 이용자 1만4974명(20.6%) 등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방통위는 KT가 이 과정에서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 제1항 제5호에 ‘이용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행위’를 벌였다고 보고 이번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동통신 단말기 개통을 지연하는 행위는 이용자의 권익을 침해하므로 향후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KT 관계자는 “신규 단말 출시로 가입자가 급증했을 때 벌어진 일”이라며 “추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철저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보통신기술(ICT) 전반을 취재합니다. 이동통신·반도체·디스플레이·콘텐츠 소식을 알기 쉽게 쓰겠습니다.
좌우명 : 당신을 듣다, 진실을 말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