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5G 2주년] 기대 가득했던 ‘초연결’ 시대…실망 안겨준 차세대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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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5G 2주년] 기대 가득했던 ‘초연결’ 시대…실망 안겨준 차세대 통신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1.04.13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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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합동 첩보전’으로 5G 세계최초 상용화
상용화 초기 기대 요소 2년 내내 달성 못 해
28GHz·SA도 도입 난항…집단소송 나선 소비자들
방송통신위원회가 5G 통신망 관련 이슈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했다. 사진=연합뉴스
5G가 상용화된지 2년이 넘었지만 당초 기대했던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시대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2년 전, 국내 통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이 2019년 4월11일로 예정했던 5G 상용화 계획을 4일로 앞당겼다는 ‘첩보’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5G 상용화를 4월5일로 예정했던 터라 ‘세계최초’의 타이틀 획득이 자칫 무산될 위기를 마주하게 됐다. 정부는 이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유례없는 ‘민관 합동’ 작전을 펼쳐 상용화 시점을 3일 밤 11시로 앞당기고 ‘세계최초’의 타이틀을 지켜냈다.

상용화 초반엔 분위기가 좋았다. 세계최초란 상징성에 힘입어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다. 정부와 이통3사는 ‘LTE대비 20배 빠른 속도’를 자신하며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시대가 열린다고 선전했다. 소비자들도 이들의 말을 믿고 5G 가입을 선택했다. LTE 대비 비싼 요금이지만 5G 기반의 혁신 서비스를 기대한 심리가 반영됐다.

2년이 흘렀다. 우리나라 5G 가입자는 최근 13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정부와 이통3사가 약속한 ‘초연결’ 시대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세계최초의 의미는 이미 퇴색된 지 오래라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국망 서비스는 요연하고, 실내에선 5G 통신 자체가 안 되는 경우도 허다한 상황이 지속된 탓이다.

소비자들은 이에 행동에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카페 ‘5G 피해자모임’은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정부 및 이동통신 3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공동소송에 참여할 소송인단 모집 절차를 진행 중이다. 5G 품질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집단행동은 그간 참여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에서 진행한 바 있지만 공동소송은 이번이 첫 사례다.

5G 피해자모임은 “이통3사의 5G 기지국 구축이 이용자에 대한 당초 광고 및 홍보와 달리 적기에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정부와 이통사를 믿고 5G 서비스를 받고자 4G LTE 대비 월 5만원부터 최대 10만원 가까이 더 비싼 요금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지만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지난해 기준 전체 무선국은 148만427개로 집계됐다. 5G는 기지국은 14만1939개에 불과해 10%에도 못 미친다. 전국망 구축에 최소 1년 이상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 역시 소비자들은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5G는 3.5GHz 방식으로 제공되고 있는데, 이 주파수 대역으론 해당 속도 구현이 불가능하다. 28GHz 상용화가 이뤄져야 하지만 정부와 이통3사는 이 대역 서비스를 기업망(B2B) 구축에 한정해서 접근하고 있다.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단독모드(SA) 방식도 도입까진 기술적 난제들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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