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5G 2주년] “LTE 대비 20배 빠르다”…점점 멀어지는 실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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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5G 2주년] “LTE 대비 20배 빠르다”…점점 멀어지는 실현 가능성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1.04.13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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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망 구축은 3.5GHz…28GHz는 B2B 위주로 구축
소비자 서비스선 20Gbps 달성 불가능
상용화 초기 선전 내용 실현 가능성 작아
LG유플러스 직원들이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직원들이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최초로 5G를 상용화한 지 2년이 넘었다. 그러나 정부와 통신사가 상용화 초기 선전했던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 달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GHz 5G 이동통신 구축 활성화 전담반(TF)’을 최근 발족했다. 이 전담반을 통해 28GHz에 대한 실효성을 검증하고 상용화 사례를 늘리겠단 계획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등이 상용화 사례를 살피고, 28GHz 장비·단말 성능검증에는 삼성전자·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함께한다.

해당 전담반이 발족한 시점은 지난달 12일이다. 이통3사는 28GHz 주파수 대역을 2018년 6월 할당받아 그해 12월부터 사용할 수 있었지만 아직 상용화 사례는 전무하다. 2년이 넘게 방치되던 주파수의 실효성을 이제야 본격적으로 검증에 나선 셈이다.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5G 서비스는 3.5GHz 대역 주파수를 이용한다. 해당 주파수를 이용한 5G 서비스는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없다. 실제로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LTE 속도는 153.1Mbps, 5G 속도는 690.51Mbps로 약 4.5배에 그쳤다.

통신업계에선 5G의 최고속도가 이론상 20Gbps에 달한다고 본다. 실제로 해당 속도가 시연된 적도 있으나 이는 28GHz 대역 주파수를 사용한 ‘근거리망’에 한정된다. 현재 이통3사가 5G 소비자향(B2C) 전국망 달성을 목표로 구축하고 있는 3.5GHz 주파수 방식 기지국으론 애초부터 해당 속도에 도달할 수 없었던 셈이다.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의 선전은 28GHz 대역을 5G 통신망 주파수로 할당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주파수 할당을 근거로 이뤄진 홍보였다. 이 주파수 대역을 기반으로 한 5G 서비스가 전국망으로 구축된다면 당초 예고했던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겠지만, 현재 상황으론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28GHz 주파수는 할당 당시에도 실효성 문제가 뒤따랐다. 그러나 정부는 28GHz를 도입해야 초고속망 구축이 가능하다고 판단, 할당을 추진했다. 그러나 5G 상용화 이후에도 해당 주파수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정부와 이통3사는 28GHz 주파수 대역의 5G 서비스 활용을 기업망(B2B) 위주로 발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28GHz 대역 전 국민 서비스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스몰셀을 통해서 일부 영역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28GHz 5G 이동통신 구축 활성화 전담반’에서도 실증 방식 목적을 소비자 서비스에 중점을 두기보단 기업·기관을 대상으로 한 상용 사례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정부 주도 5G 모듈·단말 개발 지원도 B2B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8GHz 주파수를 B2B에 우선 도입할 방침이지만 이 역시도 지지부진한 형국이다. 이통3사는 28GHz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으면서 올해 말까지 기업별로 1만5000개 기지국을 설치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45개 안팎의 기지국만 설치된 상태다. 이마저도 ‘검증용’ 기지국이라 상용화를 위한 기지국은 전무하다.

28GHz 주파수는 전파의 특성상 직진성이 강해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선 기지국 수가 3.5GHz 대비 최대 6배 이상 필요하다. 3.5GHz 방식의 5G 기지국도 LTE 대비 2~3배를 설치해야 비슷한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통3사는 이 같은 상황에서 28GHz 기지국을 위해 막대한 투자금을 집행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28GHz 상용화에 막대한 투자금이 들지만 이를 회수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사업적 타당성도 떨어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이통3사는 총 6000억원이 넘는 ‘28GHz 주파수 이용권’ 비용의 80% 수준을 지난해 4분기 손상처리 했다. 사실상 해당 주파수 활용이 무용지물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과기정통부가 ‘범부처 민·관 합동 5G+ 전략위원회’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28GHz 5G 도입에 긍정적 의사를 표한 대기업은 10여 곳에 이르지만, 아직 이통3사에 적극적으로 발주를 논의하고 있는 기업은 전무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8GHz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미국에서도 실효성이 떨어져 사업을 철수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일단은 3.5GHz 전국망에 중심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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